마켓인사이트 2월1일오후4시42분

[마켓인사이트] "해외 증권·운용사 인수해 현대증권 덩치 키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추가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이종철 오릭스PE 코리아 대표(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대그룹 백기사가 되기 위해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했다”며 “현대증권을 아시아 대표 증권사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전략을 가동해 외형은 물론 질적 성장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포부다. 오릭스 컨소시엄은 앞서 지난달 30일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대표 임명 등 회사 경영권은 오릭스가 행사하되 우선 건전한 지배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며 “현대그룹은 이사 추천권 등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5년 후에는 회사를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대금 중 약 30%를 오릭스의 사모펀드(PEF)에 후순위로 재투자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이 투자 위험을 지면서 향후 매각 차익도 공유하는 모델이다. 지난해 오릭스가 현대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를 6500억원에 인수할 때 썼던 구조와 비슷하다.

이 대표는 “전체 인수자금(1조800억원)의 80%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 국내에서 조달할 계획”이라며 “PEF 매각 차익 대부분을 국내 투자자들이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현대증권 경영 전략에 대해서는 “리테일(소매) 분야 웰스매니지먼트(자산관리) 사업을 키우겠다”며 “오릭스 계열사인 네덜란드 로베코자산운용과 미국의 M&A 전문 투자은행 훌리안루키 등을 통해서도 M&A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경영진에 대해서는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해 사업부문별 독립 경영 체제로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윤경은 현 사장을 포함한 3명의 CEO 후보들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릭스그룹은 1964년 일본에서 리스업을 모태로 성장한 종합금융회사로 2013년 말 기준 9조694억엔(약 87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