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유승민 후보와 이주영 후보가 경선을 하루 앞둔 1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유승민 후보와 이주영 후보가 경선을 하루 앞둔 1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원회 의장 경선전에 뛰어든 유승민-원유철 의원(기호 1번)과 이주영-홍문종 의원(기호 2번)이 막바지 표심잡기에 나섰다. 주말 동안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직접 찾아다니거나 전화를 돌리며 총력전을 벌인 양측은 모두 자신감을 비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1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시라면 ‘부드러운 리더십’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시 상황이며 위기 상황을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한 이 의원을 겨냥해 공세를 펼쳤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위기에 처해 있다”며 “민심이 무섭게 이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대다수 의원이 걱정하면서 (우리에게) 이대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 의원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을 밀쳐내는 것은 위기 극복이 아니다. 위기를 키워 당·청이 함께 벼랑 끝으로 향해 갈 뿐”이라며 유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또 “내년 총선 승리를 담보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후보라는 공감대가 넓게 확산되고 있다”며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또 일부 전망에 의하면 압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3인방인 이완구 총리 후보자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2일 의원총회 참석 여부가 선거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이들이 참석해 한 표를 행사할 경우 세 사람을 중심으로 친박계 의원들의 표가 결집해 이 의원 쪽에 힘이 더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 의원 측을 돕고 있는 한 의원은 “유 의원 지역구인 TK(대구·경북) 쪽은 이 의원 지역구인 PK(부산·경남)에 비해 결집이 더 잘되는 분위기”라며 “캐스팅보트는 충청지역 의원들이 쥐고 있는데 충청권 맹주인 이 후보자가 현장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면 판세는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발간한 회고록도 숨은 변수다. 회고록에 담긴 세종시 수정안 갈등과 관련한 내용이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어 당내 친이(친이명박) 대 친박 의원 간 물밑 신경전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