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오류 공개한 서준희 사장의 '결단'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사진)의 ‘선 굵은 경영’이 화제다. 연말정산 오류가 발견되자 ‘전수조사’와 ‘즉시 공개’를 결정하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삼성·하나카드 등이 뒤늦게 오류를 알아차린 것과 대조를 보이며 “서 사장이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22일 연말정산 데이터 자체 점검을 하던 중 일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중교통비가 일반 카드거래로 분류된 사실을 발견했다. 작년에 신규로 가입한 6개 가맹점을 ‘대중교통’ 항목으로 별도 분류하지 않은 탓이었다.

교통비 소득공제율이 높아 비씨카드로 해당 가맹점에서 버스를 탄 회원들은 연말정산 때 공제액이 줄어들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 “교통비 사용내역이 연말정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민원도 발생했다.

서 사장은 곧바로 임원회의를 소집해 연말정산 코드 입력 오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과 파악되는 피해 상황에 대해선 즉시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연말정산 기간이 한 달여 남아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오류 사실을 알려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판단에서다.

서 사장은 “당장의 유불리보다는 회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게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비씨카드가 이처럼 발빠르게 대응하자 다른 카드사도 연말정산 오류에 대한 전수 조사에 뒤늦게 나섰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6일 대중교통비와 2013년 SK텔레콤에서 포인트연계 할부 서비스를 활용해 통신단말기를 구매한 금액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하나카드도 지난달 23일 전수 조사에 나서 같은달 26일 연말정산 대중교통비 누락을 인지해 피해 현황을 발표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