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 회장 "현장에 직접 나가 문제점 개선하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지난달 30~31일 1박2일간 경기 용인시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대한항공 임원세미나에서 “회사가 어려울수록 저를 비롯한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원세미나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대한항공 임원 114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30일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곧바로 세미나 장소로 향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고질적 내부 문제로 지적돼 온 경직된 소통문화를 바로잡겠다”며 “직원들과의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 관련 규정을 만들었으면 단순히 지시만 하지 말고 규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어디까지 유연하게 융통성을 발휘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현장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장을 직접 나가보지 않으면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알지 못한다”며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해 고객서비스와 안전 등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현재 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해 실적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는 유가 하락 등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저유가 덕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국제선 점유율은 29.2%로 2년 연속 하락해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한편 ‘땅콩 회항’ 사건 때 조 전 부사장 지시로 항공기에서 내렸던 박창진 승무원 사무장은 58일간의 병가를 마치고 1일 업무에 복귀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박 사무장은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을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가는 여객기에 탑승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30일 공판에서 “박 사무장에게 결코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