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대 스마트창작터는 작년 경기 북부권에서 유일한 '창업 거점'으로 선정됐다. 지역 특화 아이템, 창업선도대학 비전과 연계된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낙후된 지역 인프라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경닷컴은 지역 창업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정대 스마트창작터 12개 창업팀의 각양각색 아이템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정말로 좋은 기업 어딘지 찾아보세요"
지속가능발전소 - 기업 非재무정보서비스 '후즈굿'
'더 좋은 사회' 만드는 오픈서비스 스타트업
“소비자나 투자자에게 ‘좋은 기업’을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고 있는지, 나아가 사회책임투자(SRI)는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겁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스타트업이다. 기업 정보에서 숫자와 통계보다 가치를 우선시한다. 실적이나 재무 성과가 아닌 ‘비(非)재무정보’를 알려주는 게 핵심. ‘후즈굿’ 웹서비스는 공공데이터와 빅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나 소비자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한다.

윤덕찬 대표는 “좋은 사회가 되려면 좋은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비자가 좋은 기업을 찾고 투자자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면 기업도 바뀌지 않겠느냐”며 “이를 위해 소비자·투자자에게 좋은 기업의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후즈굿 서비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후즈굿은 재무 실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지표화해 정보로 제공한다. 누구나 웹사이트에서 해당 기업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예컨대 개인정보 유출, ‘갑질’ 논란 등 각종 사건·사고를 낸 기업은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단지 ‘착한 기업’을 가려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경영철학과 리스크 관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분석에서 홍보성 기업 뉴스는 기술적으로 배제해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해 열린 '제2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지속가능발전소 '후즈굿' 서비스. 가운데가 윤덕찬 대표.
지난해 열린 '제2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지속가능발전소 '후즈굿' 서비스. 가운데가 윤덕찬 대표.
환경규제 분야 전문가인 윤 대표를 비롯해 △기업 지배구조·경영진단 컨설팅 △CSR·경영전략 △데이터베이스 튜닝 △시스템 개발 분야 등 평균 10년 경력의 기업 지속가능성 분석 전문가들로 진용을 꾸렸다. IGM 경영연구원,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경력이 눈에 띈다.

현재 후즈굿 베타서비스 중이며 3월께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기업을 업종별로 나누고 평가 결과를 점수로 매겨 투자자에게는 유료 버전을, 일반 소비자에게는 무료 버전을 제공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사업장에서 어떤 종류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지, 온실가스는 얼마나 배출하는지, 장애인 고용 비율이 높은지, 비정규직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 모두 기업 평가의 항목이 된다”며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1년간 체력을 길러 내년엔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다문화가정 한국어 '스스로, 재미있게' 배우자
이룸교육 - 한국어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ELK'
ELK 홈페이지 화면.
ELK 홈페이지 화면.
이룸교육의 한국어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ELK(Easy Learning Korean)’는 꼼꼼한 시장 조사와 틈새시장을 노린 타깃팅이 돋보이는 창업 아이템이다. 국내 다문화가정 증가, 한류에 따른 해외 한국어 수요 증가 등의 트렌드를 눈여겨봤다.

여성가족부의 2012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4명 중 3명은 한국어를 배우지 못하는 이유로 시간 부족(49.3%)과 교육장소 접근성 곤란(24.2%)을 꼽았다. 이룸교육이 외국인 대상 온라인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택한 것은 이러한 수요 분석의 결과물이다.

지자체 한국어 강좌, 대학 어학당 등 기존 오프라인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힘썼다. 김재학 대표는 “의외로 한국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드물었다. 특히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외국인 이주노동자는 따로 시간을 내 어딘가 찾아가 교육받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귀띔했다.

원래 영어 교육 관련 종사자였던 그의 역발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영어 시장은 포화 상태라고 판단해 한국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개인 사업을 하다보면 막히는 부분도 있는데 학교 스마트창작터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준 게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어 게임 기능을 제공하는 ELK.
한국어 게임 기능을 제공하는 ELK.
ELK의 승부수는 ‘self(스스로)’와 ‘fun(재미있게)’의 결합이다. 회화 위주의 생활 한국어 내용에 게임 형태를 가미했다. 학습 진행시 포인트를 주는 등 동기 부여에도 신경 썼다. 온라인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만큼 한국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자막 없이 애니메이션 보기 △음성 정규강의 △자막과 함께 애니메이션 보기 △문장 빈 칸 채우기 △화면에 맞는 음성 찾기 △해석 보고 맞는 문장 고르기 △모든 문장 읽어보기 등 한 강의 콘텐츠를 20분 내외로 짤막하게 구성해 학습자 부담을 줄였다.

서강대의 한국어 교육 커리큘럼과 연계해 이미 기본적 웹 콘텐츠는 구현해 놓은 상태. 우선 연내 초급·중급·고급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오픈한다. 이후 차근차근 준비해 웹서비스를 마무리하고, 모바일 연동으로 넘어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무료배포와 시연을 통해 홍보에 주력하겠다. 내년쯤 지자체나 다문화가정 지원센터 대상으로 ELK를 활용해 교육하도록 추진할 생각”이라며 “콘텐츠 보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정도엔 개인 대상으로도 유료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SNS에선 어떤 얘기가? 한눈에 보여줍니다
모바일 SNS·웹 검색엔진 분석 솔루션 '오픈버스'

‘오픈버스’. 얼핏 듣기엔 버스 관련 어플리케이션 같지만 실은 웹·모바일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이나 지자체에 제공, 이들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이한 이름을 쓴 이유는 뭘까. 강봉수 대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의미(오픈)와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버스)을 결합한 명칭”이라며 “고객에게 열린 마음으로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오픈버스의 페이스북 분석 서비스 화면.
오픈버스의 페이스북 분석 서비스 화면.
오픈버스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와 네이버 다음 구글 등 웹 포털 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SNS나 웹상 이슈를 분석, 해당 조직의 유·불리를 판단한 뒤 기업·지자체 운영자의 의사결정자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에서 볼 수 있듯 SNS나 웹에선 부정적 여론이 급속도로 퍼진다. 기업이 공식적 뉴스 대응은 빠르지만 소셜 환경이나 포털 검색 등에 대한 반응은 느리다”면서 “특정 키워드에 대한 반응을 빨리 감지해 담당자에게 실시간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픈버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조직 평판과 위기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좋은 사회' 만드는 오픈서비스 스타트업
오픈버스의 강점은 여러 채널의 통합 원스톱 솔루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다양한 채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분석틀을 개발했다.

페이스북은 자체 분석툴(tool)인 ‘인사이트(Insight)’가 있지만 오픈버스는 페이지, 포스트, 액티비티 분석으로 다각화했다. 수치의 연속성 측량, 경쟁자와의 직접비교 기능도 갖췄다. 트위터의 경우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와 분산처리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추출한다.

포털도 각각의 특성에 주목해 분석했다. 점유율이 가장 높은 네이버는 뉴스와 블로그 위주다. 다음은 각종 게시판, 구글은 통합검색 등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항목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들 포털의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수집해 분석, 저장한 뒤 시각화해 패턴을 보여준다.

강 대표는 “원스톱 서비스로 필요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1차 제품 개발은 마친 상태다. 완성도를 높여 올해 하반기에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주=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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