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시아의 원정 경기력과 홈 경기력의 차이는 심각한 수준이다.(사진 = 말라가)



방심하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유로파리그 진출권에서 멀어질 수 있는 두 팀, 4위 발렌시아와 7위 말라가가 21라운드에서 만났다.



- 1차전 결과 : 발렌시아 3 - 0 말라가



1차전은 말라가에겐 정말 아쉬운 경기로 기억될 것이다. 94년생의 중원을 책임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 다르데르가 전반 중반에 퇴장당하면서 말라가는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됐다. 그 이후 발렌시아는 세 명의 P(파코, 파레호, 피아티)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말라가는 불운까지 뒤따랐다. 후반 후안미의 정당한 골 장면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인해 골 취소됐다. 만약 이것이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발렌시아는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 이 판정으로 경기를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2라운드에서 힘 한번 못쓰고 패배한 말라가는 이번 21라운드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 부상과의 싸움에서 막 끝난 말라가



리그 중반까지 말라가는 중상위권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었다. 답답했던 로케 산타크루스를 과감히 벤치로 보내고 측면 자원이었던 임대생 노르딘 암라밧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전술 변화를 가져갔던 것이 유효하면서 승점을 꽤 쌓았었다. 그 덕분에 초반에 부진하면서 잃었던 승점을 리그에서 5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7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말라가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없었다. 중요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와의 2연전에서는 노르딘 암라밧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답답했던 로케 산타크루스를 다시 봐야했고 그 두 경기에서 말라가는 모두 패배하고 말았다. 그 뒤 후안미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지만 다행이도 약체들과의 연속된 경기에선 한점 차 신승을 거두며 승점을 쌓아갔다.



하지만 카마쵸의 이탈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카마쵸가 나오지 않았던 17, 18, 19라운드에서 말라가는 승점을 단 1점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게다가 17라운드는 성적이 좋지 못해 감독을 경질한 후 첫 경기를 갖는 알메리아와의 경기였고, 말라가의 홈 구장에서 열린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카마쵸의 빈 자리를 대신한 레시오는 실망스러웠고 무엇보다 1, 2선의 역습 움직임이 예전같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말라가는 6위 비야레알을 추격하지 못하고 6점의 승점차가 생기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카마쵸가 지난 라운드에서 부상에서 돌아와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비록 하락세에 있는 빌바오를 상대로 승점을 1점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한창 잘 나갈 때의 멤버들이 모두 복귀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라 할 수 있다. 피아티의 부상과 페굴리의 네이션스컵 차출로 인해 공백이 생긴 발렌시아에 비해 말라가는 주전급 선수의 부상이 없다.



▲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친 다니엘 파레호(사진 = 발렌시아CF)



- 다시 4위가 된 발렌시아, 홈 성적에 비해 원정 성적은 아쉽다.



지난 20라운드 최대의 빅매치는 발렌시아와 세비야의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발렌시아는 파레호의 두 골과 하비 푸에고의 골로 세비야를 3-1로 꺾으며 오랜만에 4위 자리로 올라섰다. 이 경기는 단순히 3-1의 결과의 승리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 역시도 승리할 만했다.



전반전에 파레호가 두 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세비야와 격차를 만들었고 세비야가 따라잡을 수 있었던 두 번의 페널티킥 기회 중 한 번을 디에고 알베스가 막아내면서 리드를 유지했다. 또한 경기 내내 세비야에게 우세한 판정이 많았음에도 한 점차 아슬아슬한 리드 중 터진 하비 푸에고의 골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홈에서의 발렌시아는 세비야 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도 잡을 정도로 극강의 모습이다. 실제로 발렌시아는 홈에서 11전 9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홈 성적만 계산해 승점을 내본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공동 1위가 된다. 또한 홈 승리 시 단 한차례만 제외하고 3득점을 할 정도로 화력 역시 뛰어나다.



하지만 원정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면 1위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발렌시아는 지금까지 9번의 원정경기에서 3승 4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나쁘진 않은 성적이지만 홈 성적과 비교해봤을 때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원정에서 기록한 2패의 상대는 현재 13위의 데포르티보와 19위의 레반테이다. 그 뿐만 아니라 11경기에서 26득점을 했던 홈 성적에 비해 원정 9경기 12득점은 초라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비겼던 경기에서도 아쉽게 비겼다기 보단 겨우 비겼던 경기들(vs 셀타, 세비야, 소시에다드)도 있다. 발렌시아는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할 때 다른 팀으로 여겨야 할 정도로 경기력 차이가 크다. 이번 경기는 말라가의 홈 구장에서 열린다는 것을 잘 생각해야 한다.



- 발렌시아가 유리하지만 부족한 일관성에 주목해본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일수도 있지만 발렌시아는 일관성이 꽤나 부족한 팀 중 하나이다. 그 근거로 들 수 있는 건 발렌시아가 거둔 놀라운 승리 다음 경기 결과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몇 시즌동안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중상위권 팀들을 많이 이기지 못했던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그 모습을 상당히 바꿨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등의 상위권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운 승리 후 그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는 큰 문제가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전 승리 이후 열린 리아소르 원정에서 발렌시아는 리그 최하위 데포르티보에게 3-0으로 완패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 전 2-1 역전승 이후의 셀타 비고 원정에선 후반 막판 굴욕적인 시간 끌기 교체까지 사용하면서 1-1로 비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또한 항상 고전했던 비야레알 원정에서도 경기를 잘 풀어가면서 3-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그 이후 빌바오, 레반테, 바르셀로나에게 1무 2패를 거두면서 우승권 경쟁에서 완벽히 밀리게 됐다.



이렇듯 발렌시아는 놀라운 승리 이후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꾸준한 연승가도를 달리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하게 자이언트 킬 달성 이후 경기력은 정말 좋지 못하다.



말라가 전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말라가가 발렌시아를 압도할 능력이 있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리그 초중반의 말라가는 무서웠지만 1,2선의 움직임이 예전같지 않기에 무승부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경기라고 생각한다.



+ 말라가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



말라가의 현실적인 목표는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 획득일 것이다. 현재 7위인 말라가에겐 어렵지 않은 목표로 보이지만 이변이 일어난 코파 델레이 토너먼트 결과로 인해 더욱 분발이 필요해졌다.



현재 코파델레이 4강은 [바르셀로나 비야레알 / 에스파뇰 빌바오]로 결정됐다.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은 모두 6위권 이내의 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에스파뇰과 빌바오는 유로파리그 진출권과는 꽤 먼 위치다. 코파 델레이 우승팀이 클럽대항전 진출권의 위치일 경우 그 티켓은 준우승팀에게 돌아가기에 말라가는 최소 6위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말라가는 지금의 위치를 지키기보단 비야레알을 직접적인 목표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 승부 예측 : 무승부
김진태기자 lazovi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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