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학적으로 일부다처제(polygamy)를 옹호한 학자는 게리 베커다. 혼인은 효용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개인적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경쟁을 자극해 결혼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일처제보다 일부다처제가 낫다고 말한다.
동물이나 곤충들의 연구결과에서도 일부일처형은 드물고 그나마 평생 부부처럼 해로하는 것으로 보였던 새들도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러 성적 상대를 원하는 인간 본능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도 미국 성인 여성 24%가 외도 경험이 있다는 킨제이보고서가 말한 그대로다. 하지만 ‘일부일처제의 신화’를 쓴 사회생물학자 데이비드 버래쉬는 결혼제도를 유지하려는 인간 사회의 필요성이 현재의 일부일처제를 존속시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4년 11월 인구동향’에서 지난해 11월까지 결혼 건수가 27만1300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연간 통계에서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 같다. 11월까지 신생아 출생 수도 40만3500여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4% 줄어들어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결혼이 줄어드는 건 물론 젊은 여성들의 결혼 기피가 많아서다. 인류의 기술 진보가 낳은 결과다. 최근 들어선 사이버 가상공간에서 결혼하는 사이버결혼도 증가한다고 한다. 현재의 결혼 제도 이후에 출현할 세상이 궁금하다. 그나저나 유럽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의 성전(聖戰)이 바로 다출산이라고 하니 참 결혼과 출산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