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당신은 어떤 경영전략을 따를텐가
자라(ZARA) 브랜드로 유명한 의류 매출 세계 1위인 인디텍스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스페인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회사는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의 쌍두마차다. ‘유니클로 대 자라’는 양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교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을 보면 유니클로와 자라는 같은 SPA지만 경영 전략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선 제품 공급. 유니클로는 단품을 대량 판매한다. 겨울철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양털을 소재로 한 제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제품을 세계적으로 수십만, 수백만 벌 단위로 판매하는 것이 유니클로다. 이를 위해 판매 기간을 길게 설정하고 재고를 없애는 데 주력한다.

반면 자라는 단품이 아닌 스타일을 제안한다. 패션 흐름을 소비자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상의 하의 속옷 등 여러 제품을 코디네이션해 선보인다. 매주 유행 상품을 교체해 질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광고다. 유니클로는 TV 등을 통한 혁신적인 광고 시도로 곧잘 화제가 되곤 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주말마다 신문 전단을 뿌리고 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전단은 고객을 향한 러브레터’라며 매주 월요일 열리는 전단 게재 상품 및 가격 결정 회의에 아직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라는 광고를 본 사람이 드물 정도다.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은 “광고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은 기업이지 고객이 아니다”고 말한다. 광고에 쓰는 비용을 제품의 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데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상품 개발, 점포 공략, 가격, 생산 체제, 물류, 광고, 인재 육성, 금융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두 회사를 비교해 차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두 회사의 치열한 판매 경쟁 외에 최고경영자들이 벌이는 경영철학 경쟁도 책의 흥미를 더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