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전문인력 10명 중 7명은 국내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잦은 야근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맞지 않는 부분이나 위계질서가 엄격한 기업문화 적응엔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3일 ‘외국인 전문인력의 국내 체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의 절반 정도(49.6%)가 입국 후 한국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답은 8.7%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0~11월 한국에서 일하는 교수 등 전문직과 대기업 종사자 115명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외국 인력의 한국 생활 만족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설문조사에서 한국 체류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48.7%로 가장 높았고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도 20.0%를 기록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4.3%, ‘상당히 불만족한다’는 외국인은 6.1%에 그쳤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직장 생활과 관련한 부분에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응답자 중 36.9%는 과도한 근로 시간으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에게 배타적이고 위계질서가 명확한 기업문화(24.6%)에도 불만이 많았다. 언어 문제를 호소하는 비율(30.7%)과 비싼 집값으로 인한 ‘거주지 마련’(21.9%)에 불만이 있는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지인에게 한국 취업이나 체류를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4%(매우 높음과 높음)를 나타냈다. 추천할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비율은 14.7%(매우 낮음과 낮음)로 조사됐다.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언어훈련’이 5점 만점에 4.2점으로 가장 높았고 ‘행정지원’(4.0점) ‘통역 등 기타 언어지원’(3.8점) 등이 뒤를 이었다.

전해영 연구원은 “실제 직장과 관련한 부분에서 불만을 느껴 출국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외국인 차별이나 경직된 직장문화 등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