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사랑의 온도탑’이 100.5도를 기록한 가운데 영남권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는 등 지역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호재로 경기가 좋았던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는 수은주가 많이 오른 반면 대구는 목표 모금액에 크게 미달했고 울산은 간신히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전국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 3268억원보다 16억원 많은 3284억원을 모아 100.5도로 마감했다.

○전국 꼴찌 기록한 ‘대구’

사랑의 온도탑, 경남 '훈훈' 대구 '싸늘'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희망 2015 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가 83.9도로 마감했다고 3일 발표했다.

대구공동모금회는 최근 2년간 목표액 달성률을 고려해 작년 11월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80억2300만원을 목표로 모금 활동을 벌였지만 67억3600여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전국 꼴찌다. 1999년 사랑의 온도탑이 처음 설치된 뒤 대구가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때는 2011년(79도) 한 해뿐이었다.

올해 대구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가 유난히 낮은 데는 지역경기 장기 침체로 인한 기부자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구공동모금회의 과도한 목표액 설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구와 규모가 비슷한 인천 대전의 경우 대구보다 10억원 이상 모금액이 적은데도 목표액을 낮게 설정해 100도를 넘겼다.

울산도 올해 총 49억8100만원을 모금해 지난해(63억450만원)보다 모금액이 20.9% 감소했다.

김상만 울산공동모금회 회장은 “울산은 개인보다 기업 기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기업이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기부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금액 역대 최고 ‘경남’

경남지역 사랑의 온도탑은 118도까지 끓어올랐다. 경남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캠페인 성금 목표액은 67억6000만원이었으나 잠정 집계 결과 80억원으로 목표액을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모금액은 1998년 연말연시 집중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도내 최대다. 기존 역대 최대 모금 실적이던 지난해 66억2000만원과 비교해도 20.8% 늘었다. 경남지역 모금액은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모금액 초과 달성에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됐다는 게 공동모금회의 설명이다.

한철수 경남공동모금회 회장은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라 개인 기부 참여는 다소 감소했지만 소액이더라도 정기적으로 나눔에 동참하는 기부자가 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도 역대 최대 금액인 120억3000여만원(목표액 114억6100만원)을 모으며 105도를 기록했다. 부산은 총 86억1400여만원을 모금해 사랑의 온도 102.3도를 달성했다. 개인 기부자가 지난해 47억2300여만원보다 1.4% 많은 47억9000여만원을 기부했다. 법인 기부는 38억2200여만원으로 지난해 34억5000여만원에 비해 10.7% 증가했다.

대구=김덕용/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창원=강종효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