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찾아나선 금융산업] 7시간 '악성 규제' 성토…"잘못된 틀 못 바꾸면 금융업계 枯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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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범금융 대토론회
금융사 CEO 쓴소리
"정부 시장가격 통제…자본 수익률 급락"
정부, 규제개혁 의지
핀테크·인터넷전문銀 등 4월까지 실행방안 마련
금융사 CEO 쓴소리
"정부 시장가격 통제…자본 수익률 급락"
정부, 규제개혁 의지
핀테크·인터넷전문銀 등 4월까지 실행방안 마련
금융당국 수장과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참석한 ‘범금융 대토론회’는 금융당국의 ‘악성 규제’를 성토하는 장이었다. 금융사 CEO들은 금융당국의 잘못된 규제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거의 낡은 규제가 사라지지 않으면 금융산업은 고사할 것”이라며 “금산분리를 포함해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구두지시나 행정지도가 아직도 많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감독 일관성 좀 가졌으면”
쓴소리의 포문은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열었다. 하 회장은 “한계에 이른 개인 금융시장 여파도 있겠지만 2010년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을 직접 통제하면서 자본수익률이 3~5%대로 하락했다”며 “현실에 맞지 않는 과거 잘못된 규제의 틀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금융은 천천히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대로 간다면) 토론회에 참석한 CEO들의 회사 가운데도 망할 곳이 많다”며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회사가 (인터넷전문)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금산분리를 완화하고 이들과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대한 열거주의(포지티브 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컸다.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나열하고 그 외에 다른 일을 못하게 하는 구조에서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따라갈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대진 우리은행 감사실장은 “금융위원회에 임원 겸직 승인을 요청하자 2주 뒤에 금융감독원과 이야기하라고 해서 협의했더니, 다시 금융위와 상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지난해 구두규제를 줄이겠다는 금융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서가 아닌 말로 지도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은 이번에도 나왔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건전성은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챙기고 있으니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장은 한국 금융의 가능성을 주목해 눈길을 끌었다. 돕스 디렉터는 “한국이 제조업 못지 않게 금융업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며 “그러자면 본사를 공격하는 자회사를 세워서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주제 발표자와 금융소비자들은 정부의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면서도 금융회사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정부의 모험투자 노력이 현장에서 느껴지지 않고 엔젤투자를 받기도 하늘에 별 따기”라며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금융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 리퍼블리카 대표도 “해외의 성공적인 핀테크 사례 뒤에는 항상 금융회사가 함께했다”며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T·금융 융합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임호 한양대 교수는 축구에 빗대 당국과 금융회사의 변화를 촉구했다. 강 교수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은 스포츠 유망주를 길러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만드는 일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가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재능 있는 축구 선수와 돈 많은 구단주, 열광하는 축구 팬이 있기 때문”이라며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도 천재와 돈 많은 후원자, 열광하는 소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조만간 발표할 2단계 금융개혁 방안에 감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방안을 포함시키겠다”며 “특히 구두 규제가 철폐됐는지 여부는 확실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회사를 어린 아이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금융감독 일관성 좀 가졌으면”
쓴소리의 포문은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열었다. 하 회장은 “한계에 이른 개인 금융시장 여파도 있겠지만 2010년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을 직접 통제하면서 자본수익률이 3~5%대로 하락했다”며 “현실에 맞지 않는 과거 잘못된 규제의 틀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금융은 천천히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대로 간다면) 토론회에 참석한 CEO들의 회사 가운데도 망할 곳이 많다”며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회사가 (인터넷전문)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금산분리를 완화하고 이들과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대한 열거주의(포지티브 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컸다.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나열하고 그 외에 다른 일을 못하게 하는 구조에서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따라갈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대진 우리은행 감사실장은 “금융위원회에 임원 겸직 승인을 요청하자 2주 뒤에 금융감독원과 이야기하라고 해서 협의했더니, 다시 금융위와 상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지난해 구두규제를 줄이겠다는 금융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서가 아닌 말로 지도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은 이번에도 나왔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건전성은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챙기고 있으니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장은 한국 금융의 가능성을 주목해 눈길을 끌었다. 돕스 디렉터는 “한국이 제조업 못지 않게 금융업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며 “그러자면 본사를 공격하는 자회사를 세워서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주제 발표자와 금융소비자들은 정부의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면서도 금융회사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정부의 모험투자 노력이 현장에서 느껴지지 않고 엔젤투자를 받기도 하늘에 별 따기”라며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금융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 리퍼블리카 대표도 “해외의 성공적인 핀테크 사례 뒤에는 항상 금융회사가 함께했다”며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T·금융 융합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임호 한양대 교수는 축구에 빗대 당국과 금융회사의 변화를 촉구했다. 강 교수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은 스포츠 유망주를 길러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만드는 일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가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재능 있는 축구 선수와 돈 많은 구단주, 열광하는 축구 팬이 있기 때문”이라며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도 천재와 돈 많은 후원자, 열광하는 소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조만간 발표할 2단계 금융개혁 방안에 감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방안을 포함시키겠다”며 “특히 구두 규제가 철폐됐는지 여부는 확실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회사를 어린 아이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