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구본무 LG 회장(앞줄 맨 왼쪽)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충북산 약용작물이 첨가된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4일 열린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구본무 LG 회장(앞줄 맨 왼쪽)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충북산 약용작물이 첨가된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 김민성 기자 ] LG그룹이 충북을 국내 대표 미용(K-뷰티) 및 바이오(K-바이오), 친환경에너지(제로에너지) 사업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약 3만건에 달하는 특허를 중소·벤처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한다. 상대적으로 특허 노하우가 빈약한 중소기업 등에 특허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IP(특허 등 지식재산) 중심 상생협력으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포부다.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LG그룹과 충청북도는 4일 충북 청주시 오창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서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윤준원, 이하 ‘충북 혁신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인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구본무 LG 회장 등 LG 경영진 및 충북지역 중소·벤처기업인 약 140명이 참석했다.

충북 혁신센터는 건강과 생활, 주거를 아우르는 '뷰티,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혁신'을 비전으로 청주시 충북지식산업진흥원 내에 들어섰다.

◆ 약 2만9000건 특허 무상 공유로 상생 협력
LG-정부 3만건 특허 개방…충북 '뷰티-바이오 메카' 조성
특허 개방은 LG그룹 보유 특허 2만7000여건에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건 등 총 2만9000건이 그 대상이다. LG그룹은 중소·벤처기업이 특허를 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LG 계열사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통해 형성된 지식재산을 개방한다고 설명했다.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인해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우선 충북 혁신센터는 특허지원 창구인 IP 서포트존을 개설한다. 특허를 중소·벤처기업들이 무료 또는 최소 비용으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해 전부 공개한다. 공개되는 특허는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 분야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는 물론 전자, 화학, 통신 분야까지를 포함한다.

IP 서포트존에는 특허청의 특허 전문가가 상주한다.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양질의 특허로 권리화하고, 이 특허가 로열티 수익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외 기업의 특허 침해 공세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협상 및 소송, 계약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충북 혁신센터는 향후 미래부, 특허청 등과 협력해 중소·벤처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특허 규모를 늘려 나가는 등 국가 IP 허브로 발전한다는 포부다.

충북 청원군 소재 ESS, 전기차 부품 개발업체인 나라엠텍(대표 김영조)은 지난달 LG의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제품 개발에 적용한 바 있다. 전자부품, 화장품, 광학코팅 분야에서 5개 중소기업이 LG 보유특허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음성군 내 건강·미용 관련 바이오 기업인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대표 김민홍)도 최근 LG의 주름개선, 미백 화장품 원료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화장품 원료 개발에 활용키로 했다.

◆ K-뷰티·K-바이오로 중화권 '한류' 공략
LG-정부 3만건 특허 개방…충북 '뷰티-바이오 메카' 조성
현재 충북은 창조경제 전략 육성 사업 분야 중 뷰티, 바이오, 에너지에 특화된 산업환경을 갖추고 있다.

화장품의 원재료로 이용되는 약용, 천연식물 등이 집중 재배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을 비롯한 100여개 이상의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전국 화장품 생산량의 27%를 차지한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생명과학단지 등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76.5%로 높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도 태양광, 2차전지, 수처리 등 1400여개의 친환경 기술 및 설비 기업들이 모여 있다. 특히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충북 혁신센터는 이 같은 산업적, 지리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화학, LG하우시스 등 관련 산업분야 LG 계열사의 기술 및 사업 노하우를 결합한 시너지로 충북을 K-뷰티와 K-바이오, 제로에너지의 메카로 조성한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약 28조원 규모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시장이다. 충북 혁신센터는 충북 지역의 풍부한 약용작물 자원과 중소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원료개발에 초점을 맞춰 ‘한방 화장품 원료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다양한 제품에 연결해 중국,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 K-뷰티 한류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우선 화장품 원료화에 적용될 수 있는 약용작물의 효능, 분포, 생산량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ata Base)를 구축한다. 또 LG생활건강, 식약처, 세명대, 서원대 등과 한방 화장품 원재료 발굴을 위한 ‘약용식물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원료 효능 강화 및 원가절감을 지원한다.

LG생활건강은 ‘후’, ‘수려한’ 등 한방 화장품 히트 상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R&D에 공동으로 참여해 고순도 원료 추출 기술 등을 지원한다. 뷰티 중소·벤처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성 화장품 원료, 효능 성분 등 보유 특허 50여건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충북 혁신센터와 LG는 중소기업의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펀드를 운영한다. 바이오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바이오 멘토단’을 운영해 사업화 관점에서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충북지역의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LG와 중소기업청은 각각 50억원을 출연해 K-바이오의 성과창출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전용펀드를 운영한다.

바이오 전용펀드는 개발에서부터 임상실험, 허가, 생산까지 오랜 기간 많은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는 바이오 산업 특성상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을 중점 지원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의료기기 연구개발 지원에도 활용된다.

충북 혁신센터와 LG는 또 중소기업과 함께 주요 제로에너지 제품의 국산화율을 높여 세계시장에 진출을 꾀한다. 친환경제품의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 제로에너지 하우스 실증단지 지원 등을 통해 충북을 제로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키운다는 목표다.

전국 최대 태양광 집적 클러스터 내 인프라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생산 기반, 건장재, 고효율 조명 등 제로에너지 구현 제품 역량을 국산화해 중소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