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등 100명 참가
1등 헬피팀, 소변 센서로 건강정보 스마트폰 전송
72시간 기획부터 제작까지 3D프린터 활용 등 눈길
4일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슈퍼챌린지 해커톤 시상식이 열렸다. 이 행사는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합숙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창업경진대회다. 인하대 기업가센터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행사엔 서울대 KAIST 포스텍 한양대 숙명여대 등 6개 대학 학생이 참여했다. 사전에 선발된 100명이 16개 팀으로 나눠 경연을 진행했고 7개 팀이 본상을 받았다.
◆소변 센서로 질병 경고
헬피 팀은 소변의 색깔과 산성도를 통해 약 20가지의 질병을 판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소변기에 산성도 센서와 색상 센서를 부착해 소변의 산성도와 색상 정보를 얻는다. 센서가 수집한 정보는 초소형 컴퓨터인 ‘아두이노’를 통해 웹서버로 전송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본인 소변의 산성도와 색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신장질환 당뇨 등에 대한 위험도 메시지를 받는다.
2등을 한 ‘3일천하’ 팀은 육아에 지친 부모를 돕는 스마트 요람 ‘람중아기’를 만들었다. 잠자던 아기가 깨면 요람의 진동센서 소리센서 등이 이를 감지한다. 요람은 스스로 좌우로 흔들리고 모빌을 작동시켜 아기가 더 자도록 유도한다. 만약 아기가 계속 울면 스마트폰을 통해 부모에게 알린다. 아기를 재우고 잠시 외출한 부모에게 유용하다.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광화문에서’ 팀은 외국 노래의 가사를 현지 언어로 출력해주는 소프트웨어 ‘텅’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I love you’라는 가사를 ‘아이 러브 유’로 보여주는 식이다. K팝이 각광받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한국 노래 가사를 정확히 따라 부르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제품 개발은 구글의 음성인식·번역 오픈소스를 이용했다.
◆하루 두 시간 자며 제품 개발
참가 대학생들은 2박3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제품 기획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마쳐야 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일부 학생은 하루 두 시간만 자며 제품을 개발했다. 실내에 텐트를 치고 자고,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으며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필요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헬피 팀이 필요했던 산성도 센서와 색상 센서는 주최 측에서 제공하지 않았다. 팀원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천의 전자상가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산성도 센서를 구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하드웨어 제품이 많았다는 것. 특히 국내 창업경진대회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을 활용한 제품이 돋보였다. 시제품 제작에는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했다. 대회를 주관한 손동원 인하대 기업가센터장은 “IoT에 대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해커톤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정해진 시간 동안 마라톤처럼 쉬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 경쟁하는 대회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