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중소형 운용사에 문턱 낮추겠다"…국민연금 '위탁운용 리그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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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독식에 개편안 마련
야구처럼 메이저·마이너로
운용사 규모따라 경쟁하게
업계 "기준이 뭐냐" 논란도
야구처럼 메이저·마이너로
운용사 규모따라 경쟁하게
업계 "기준이 뭐냐" 논란도
▶마켓인사이트 2월4일 오후 4시15분
460조원의 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식 위탁운용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리그’ 제도를 도입해 주식 운용을 맡길 운용사 중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경쟁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신인’을 위한 등용문을 넓히겠다는 게 골자다. 운용사들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여서 이해득실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약 1년간 준비해 온 ‘주식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지침’의 최종안을 마련하고, 5일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수익률 평가기준을 중·장기로 바꾸고, 운용보수 상향 등 위탁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 중 운용사 규모에 따라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로 나눠 각각 경쟁하도록 하는 ‘리그제 도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들에도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마이너에서 실적이 좋으면 메이저로 승급할 수 있도록 일종의 승급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85조원으로 이 중 42조원(49.4%)이 위탁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선 리그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벌써부터 양쪽으로 갈라서 있다. “운용 자산 규모로 정하는 게 합리적”(대형 자산운용 관계자)이라는 견해와 “국민연금 돈을 얼마나 굴리고 있는지로 나눠야 한다”(중소형자산운용 관계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만 해도 총 운용 자산이 18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위탁 자산 중 국민연금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소형 운용사에 비해 작다. 전체 자산 규모가 크더라도 국민연금 위탁 운용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삼성자산운용 같은 대형사가 마이너 리그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의 이번 개편안은 작년 초에 만든 8개 태스크포스팀이 약 1년간 고심 끝에 내놓은 결과물 중 하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3년부터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상생’을 강조해왔다.
작년 3월엔 중국본토 A주 위탁운용사 4곳을 선정하면서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등 국내 운용사 두 곳을 처음으로 뽑기도 했다. 해외 주식이라고 해서 외국계 운용사에만 기회를 줬던 관행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았다.
박동휘/황정수 기자 donghuip@hankyung.com
460조원의 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식 위탁운용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리그’ 제도를 도입해 주식 운용을 맡길 운용사 중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경쟁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신인’을 위한 등용문을 넓히겠다는 게 골자다. 운용사들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여서 이해득실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약 1년간 준비해 온 ‘주식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지침’의 최종안을 마련하고, 5일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수익률 평가기준을 중·장기로 바꾸고, 운용보수 상향 등 위탁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 중 운용사 규모에 따라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로 나눠 각각 경쟁하도록 하는 ‘리그제 도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들에도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마이너에서 실적이 좋으면 메이저로 승급할 수 있도록 일종의 승급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85조원으로 이 중 42조원(49.4%)이 위탁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선 리그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벌써부터 양쪽으로 갈라서 있다. “운용 자산 규모로 정하는 게 합리적”(대형 자산운용 관계자)이라는 견해와 “국민연금 돈을 얼마나 굴리고 있는지로 나눠야 한다”(중소형자산운용 관계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만 해도 총 운용 자산이 18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위탁 자산 중 국민연금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소형 운용사에 비해 작다. 전체 자산 규모가 크더라도 국민연금 위탁 운용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삼성자산운용 같은 대형사가 마이너 리그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의 이번 개편안은 작년 초에 만든 8개 태스크포스팀이 약 1년간 고심 끝에 내놓은 결과물 중 하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3년부터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상생’을 강조해왔다.
작년 3월엔 중국본토 A주 위탁운용사 4곳을 선정하면서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등 국내 운용사 두 곳을 처음으로 뽑기도 했다. 해외 주식이라고 해서 외국계 운용사에만 기회를 줬던 관행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았다.
박동휘/황정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