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시티의 현대차 딜러숍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부촌인 플랑코 지역에 있는 현대자동차 딜러숍. 작년 5월 판매법인을 세운 현대차는 멕시코 중산층 증가로 판매가 급증하자 딜러숍을 26개에서 4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멕시코시티=장진모 특파원
< 멕시코시티의 현대차 딜러숍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부촌인 플랑코 지역에 있는 현대자동차 딜러숍. 작년 5월 판매법인을 세운 현대차는 멕시코 중산층 증가로 판매가 급증하자 딜러숍을 26개에서 4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멕시코시티=장진모 특파원
지난달 27일 멕시코시티를 동서로 가르는 중앙대로 레포르마 거리. 멕시코 경제의 빠른 성장을 상징하듯 독립기념탑 너머로 빌딩 신축공사 현장의 크레인들이 40~50층 높이의 고층 철골구조물에 매달려 있었다. 택시를 타고 4㎞ 떨어진 경제부 청사로 가는 데 30분 걸렸다. 도로마다 차량으로 북새통이었다. 10분 늦게 도착하자 미겔 앙겔 갈린도 베가 경제부 대외정책담당 국장은 “미팅에 늦는 일은 다반사다. 몇 년 새 차가 너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멕시코, 북미자동차산업 중심

멕시코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하청 기지’였다. 삼성전자 LG전자 GM 포드 등도 미국과의 국경 부근에 있었지만 이제는 수도 멕시코시티 주변으로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멕시코시티 중심으로 남북으로 수백㎞ 이어진 ‘자동차 벨트’가 대표적이다. GM 다임러벤츠 닛산 아우디 BMW 기아자동차 등 6개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지난해 멕시코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멕시코 무역투자진흥공사인 프로멕시코의 에두아르도 산체스 자동차담당 부국장은 “멕시코가 글로벌 자동차 생산 기지로 주목받는 것은 44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5 생산기지를 당초 미 테네시에서 멕시코로 최종 결정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브라질 등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의 슬로건이 ‘범죄와의 전쟁’이었다면 2012년 말 집권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슬로건은 ‘개혁’이다. 특히 70년간 에너지산업을 독점해 온 국영기업 페멕스의 민영화 조치는 멕시코 에너지산업과 제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치가 갈라놓은 중남미] 멕시코 親시장 경제개혁…글로벌 車업체 작년 "100억弗 투자"
◆콜롬비아, 시장개방 확대

전 세계 ‘마약 공급처’와 좌파 게릴라 반군과의 전쟁으로 악명 높은 콜롬비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이 몰려 있는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는 군인들을 볼 수 없었다. 보고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양우석 씨는 “반군으로 인한 안전문제는 거의 해결됐다”며 “이제 소매치기와 같은 잡범만 조심하면 된다”고 했다.

이튿날 보고타의 신 시가지에 위치한 플라자서밋호텔 앞 100번 도로는 오전 7시부터 차량이 쏟아졌다. 교통체증은 서울을 뺨칠 정도였다. 점심 무렵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안디노 쇼핑센터 주변은 젊은이들과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로 넘쳤다. 권선흥 KOTRA 무역관장은 “빈부격차가 여전하지만 치안이 안정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콜롬비아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0년 68억달러에서 2013년 168억달러로 급증했다.

2011년 4월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칠레 4개국은 역내 자유무역과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태평양동맹’을 결성했다. 좌파정권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가 주도하는 메르코수르와 다른 길을 가겠다고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시장을 개방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열매가 지금 맺히고 있다.

멕시코시티·보고타=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