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을 위해 유로파이터 제작사인 에어버스D&S와 손잡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5일 “지난 2일 에어버스D&S와 한국형 전투기 공동 개발에 구두 합의했고, 조만간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제안서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FX사업은 개발비와 양산비를 합쳐 2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도입 사업이다. 오는 2025년까지 신형 항공기를 개발해 주력전투기인 KF-16보다 우수한 국산 전투기 120대 이상을 배치한다는 게 골자다.

대한항공은 KF-X사업을 수주를 두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경합할 전망이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을 함께 개발했던 록히드마틴과 협력할 예정이다.

항공기 제작 기술 면에서는 T-50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KAI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기업규모가 큰 대한항공이 자금 동원에서는 앞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당초 KF-15을 만든 미국 보잉과 협력을 추진했다. 그러나 보잉 측이 입찰 제안 시 해외파트너사의 지분 투자와 기술이전이 포함돼야 한다는 KF-X 기본계획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버스를 새 파트너로 맞이하면서 정부의 까다로운 기술이전 통제를 받는 미국 파트너 업체보다 기술이전 규정 등을 더 손쉽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기본훈련기인 KT-1, T-50 등 항공기 완제품을 생산한 적이 있고,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KAI가 여전히 앞서 있다는 평가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9일까지 KF-X 사업 입찰제안서를 제출받고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