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밀수 적발량이 2004년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해외직구 등을 통한 반입이 급증했고 국제 범죄조직이 개입한 밀수도 크게 증가했다.

관세청이 5일 발표한 ‘2014년 마약밀수 단속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밀수 건수는 308건(중량 71.7㎏),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0억원에 달했다. 2013년에 비해 건수는 21%, 중량은 54% 늘어나 각각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밀수 중량 기준으론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 50.8㎏(55건)으로 가장 많았고,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 17.3㎏(167건), 대마 2.7㎏(66건) 순이었다. 필로폰의 경우 국민 16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국제 범죄조직이 개입한 필로폰 밀수 적발량은 47.8㎏(8건)으로 필로폰 전체 압수량의 94%에 달했다. 필로폰은 주로 중국과 홍콩 등에서 밀수가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인터넷 해외직구 방식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국제우편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는 2013년 139건(11억원)에서 지난해 228건(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황승호 관세청 국제조사팀장은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밀반입은 대부분 인터넷 해외직구 등을 통해 개인소비 목적으로 신종마약을 들여오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마약밀수 사범 중 10대 청소년은 2013년 한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명으로 증가했다. 관세청은 청소년들이 인터넷 마약판매사이트의 광고에 현혹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급증하는 마약밀수에 대처하기 위해 올 들어 인천공항에 마약조사관실을 신설했다. 국제우편·특송 등 화물을 이용한 신종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고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마약 구매자를 추적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방공항과 항만을 통한 우회밀수나 한국을 경유하는 중계밀수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김해공항에 마약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하는 등 지방공항·항만의 마약단속 체계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