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급증…출판사도 '골머리'
명의를 도용당한 출판사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출판사 이름으로 서평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대포통장을 확보하려는 범죄자들의 사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출판사들은 하지도 않은 일로 회사 평판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글을 보고 연락한 사람들은 홈페이지나 온라인 서점에 서평을 올리면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범죄자의 말에 쉽게 속았다. 사기범들은 “책 사재기 적발을 피하기 위해 책을 개인적으로 구입하면 책값을 따로 입금하겠다”며 계좌번호와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현혹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리뷰 아르바이트는 없었고 사기범들은 연락을 끊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 명의로 대부업체에서 소액대출을 받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푼돈을 벌려던 사람들은 해당 계좌가 불법 금융거래에 이용됐으니 경찰에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피의자가 된 것. 지난해 10월부터 등장한 이런 사기 행각은 지난달까지도 여러 취업·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이뤄졌지만 출판계나 경찰 모두 아직 피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출판사들은 “출판사가 불법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면서도 “정말로 해당 출판사가 올린 글인지 구직 사이트 쪽에서 미리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