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왼쪽부터), 이인영,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왼쪽부터), 이인영,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5일 당권 주자들이 서로 정치 공세를 퍼부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여론조사 룰 변경’ 논란을 놓고 신기남 당 선거관리위원장과 박지원 후보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룰을 변경한 게 아니라 지도부가 유권 해석을 한 것”이라며 “당의 명예와 정당성에 관계된 것인 만큼 룰을 바꿨다고 주장하는 것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이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자 객석에서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도 발끈했다. 박 후보는 “왜 선관위원장이 ‘갑질’을 하느냐”며 “(신 위원장이) 규정에 없다고 했는데 작년 12월29일 통과된 시행 세칙에 분명히 있다.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논란은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됐다. 정영훈 새정치연합 경남 진주갑 지역위원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처럼 상호 비방전이 격화되면서 과거 ‘빽바지 VS 난닝구’ 논쟁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빽바지’는 친노(친노무현)계 핵심으로 꼽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03년 4월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처음 입성할 당시 본회의장에 옅은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나타나면서 친노계의 상징처럼 됐다. ‘난닝구’는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당되기 직전 당무회의장에서 러닝셔츠 차림의 50대 남성이 “당 사수”를 외친 뒤 호남 및 구민주계를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친노와 호남 간 뿌리 깊은 반목과 갈등이 그때부터 시작됐다는 얘기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