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개 펀드, 1년 수익률 5.75%
자산 배분따라 성과 차이 커
배당주·헬스케어주 관심둬야
증시가 지지부진하지만 퇴직연금펀드에는 연초부터 7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기업이 매년 초 퇴직연금 자금을 한꺼번에 집행한다지만 올해는 유입액이 유독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저금리 실망…“펀드로 갈아타자”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377개인 공모형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지난 4일 기준 6조7139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7286억원 순유입됐다. 작년 같은 기간 순유입액(4446억원) 대비 1.6배 늘어난 규모다.
문영상 NH투자증권 연금지원부 책임연구원은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펀드로 갈아타려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등 확정급여(DB)형 제도를 도입한 일부 기업이 종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인 펀드로의 자금 집행을 대폭 늘린 것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퇴직연금펀드 중에선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거세다. 올 들어 1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온 대형 펀드(머니마켓펀드 제외) 11개 중 절반 이상(6개)이 해외 상품이다.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펀드(918억원), 슈로더다이나믹아시아퇴직연금밸런스드펀드(29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퇴직연금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평균 5.75%로 시중금리를 크게 웃돌았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선택하는 펀드는 대부분 채권을 60% 이상 담는 채권혼합형이다.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로 기본 수익을 확보하면서 나머지 40%를 주식에 투자하는 구조다.
○해외펀드 비중은 30~50% 적절
퇴직연금펀드 가입자들은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경우 적극적인 ‘펀드 갈아타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퇴직연금 중 해외펀드 비중을 30~50% 정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범진 삼성증권 연금전략팀 차장은 “위험을 낮추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식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희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영업부 차장은 “채권혼합형을 기본으로 삼되 선진국 주식도 일부 편입하는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국내 중소형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펀드를 고를 때 펀드 매니저가 장기간 운용하고 자금 유입이 꾸준한 상품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팀장은 “선진국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40%,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20%, 국내 주식을 담는 채권혼합형 30%, 순수 해외채권형 10%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며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