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닥 지수가 400~500선 중반 사이 긴 터널에 갇힌 지 6년8개월 만에 600선을 돌파했다. 그동안의 지루한 진폭 속에서도 체질은 크게 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몸집은 커졌고 업종은 다채로워졌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끌 수 있는 체력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년8개월 만에 600찍은 코스닥…2008년과 비교하니
○6년 전과 같은 지수, 다른 체력

지수는 6년여 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체력은 그때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덩치가 커졌다. 현재 코스닥 대장주인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8조7097억원이다. 2008년 6월 당시 대장주인 메가스터디(1조9529억원)의 4배가 넘는다. 시가총액 ‘1조클럽’ 종목도 3개에서 17개로 늘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위 종목의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났다”며 “개별 종목들의 성장성이 검증되고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 게임, 반도체 장비와 헬스케어, 음식료와 유통 등 업종은 다양해졌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소비재 업종 등이 코스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외형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량한 상위 종목 아래 허리도 단단해졌다. 코스닥 상장사 중 허리 위치에 있는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종목이 2008년 6월 35개에서 올 1월 95개로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에서 8.97%로 증가했다.

하루평균 거래량은 줄었지만 거래대금은 늘었다. 고가 우량주 거래 증가로 투자 건전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6월 5억주가 넘던 하루평균 거래량은 올 1월 4억주대로 감소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당시 1조3417억원에서 지난달 2조7663억원으로 늘었다.

○일시적 대안 vs 추세적 상승

상승세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게임, 바이오 등 성장성 있는 일부 종목이 선전한 것일 뿐 지수 600 돌파 자체에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철강, 조선 등 대표 산업들이 워낙 부진하니 틈새시장 차원에서 부각된 것”이라며 “변동성이 커 차익실현 매물에 크게 출렁일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이 코스피의 대안이라는 논리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기술주와 바이오주 강세는 세계 증시를 꿰뚫는 흐름”이라며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큰 추세로 보면 실적이 뒷받침된 기업들이 지수를 견인하며 올해 내내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와 유로존 디플레 우려 등 대외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도 코스닥의 강점으로 꼽힌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단기 상승으로 과열된 부분도 있지만 과거와 같이 큰 폭의 가격 조정보다는 짧은 조정을 예상한다”며 “재상승을 겨냥한 저가 분할매수 전략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정현/김희경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