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갈라놓은 중남미] "MILA, 내년 채권시장도 통합"
“중남미통합증권시장(MILA·밀라)은 지금 주식 거래만 가능하지만 내년에는 채권시장까지 통합해 명실상부한 중남미 최대 증권시장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사무실에서 만난 후안 파블로 코르도바 콜롬비아증권거래소 사장(사진)은 “밀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밀라는 2011년 6월 콜롬비아 페루 칠레가 결성했고 작년 말에 멕시코가 가입해 중남미 ‘태평양동맹’ 국가들의 통합증시로 거듭났다.

코르도바 사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원자재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현재 신규 상장이나 주식매매가 다소 위축돼 있지만 투자와 경제성장이 뒷받침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전망이 밝다”고 낙관했다. 밀라에 상장된 기업은 800여개이며,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달러다. 남미 최대인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시총을 웃돌 때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멕시코가 40%, 콜롬비아와 칠레 등이 25~30%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밀라 상장 40개 블루칩으로 구성된 ‘S&P 밀라4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밀라에 상장했다. 코르도바 사장은 “2007년 콜롬비아 에너지회사 에코페트롤이 상장할 당시 공모에 참여한 일반인이 40만여명이었다”면서 “콜롬비아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코르도바 사장은 콜롬비아 경제와 관련, “15년 전에는 투자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15%였지만 지금은 30%에 이른다”며 “원유와 광산, 정부와 민간자본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프라 투자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개혁개방을 추구하면서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콜롬비아를 ‘중남미의 한국’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의 기업들이 정보기술(IT)과 건설·운송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타=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