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 1라운드에 나선 박인비가 6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GC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 1라운드에 나선 박인비가 6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GC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여자골프 랭킹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1주일 만에 ‘골프 여제’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박인비는 6일(이하 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GC(파73·6644야드)에서 열린 퓨어실크-바하마 LPGA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쳐 단독선두 브룩 팬케이크(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지난주 시즌 개막전 코츠골프챔피언십에서 공동 13위에 머물러 공동 2위에 오른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내줬다. 리디아 고(9.70점)와 박인비(9.67점)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0.03에 불과하다.

◆박인비, 강풍 속에서도 선전

이날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선수 60명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다음 날로 미뤄진 가운데 박인비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2라운드에 임하게 돼 체력 안배에 다소 이점을 안게 됐다.

오후조로 경기를 시작한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8개 홀을 소화하는 데 그쳐 7일 오전 일찍 잔여 홀 경기를 치른 뒤 바로 2라운드를 시작해야 한다. 리디아 고의 성적은 1언더파(공동 34위)다.

1번홀에서 출발한 박인비는 경기 초반 타수를 지키다 7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 들어 11번홀(파5)과 13번홀(파4)에서 1타씩 줄인 박인비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들었는데 방향과 거리 조절이 잘 됐다”며 “퍼트는 어제 프로암 때 상당히 잘 됐는데, 오늘은 어제만 못했다”고 자평했다. 박인비는 이어 “난 ‘슬로 스타터’라 시즌 초반보다 여름에 더 잘 친다”며 “이번에 우승해 ‘퀵 스타터’가 돼도 좋겠지만 즐기면서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 ‘1주 천하’ 그칠까

리디아 고는 이날 세계 랭킹 1위로서의 대접을 받았다. 마이크 완 커미셔너가 출발 전 티잉그라운드로 나와 리디아 고의 캐디에게 일반 하얀색이 아닌 그린색 ‘캐디빕’(캐디들이 입는 가운)을 입혀줬다. LPGA투어는 랭킹 1위 선수의 캐디빕의 경우 그린색으로 제작하고 ‘랭킹 1위’라는 숫자도 표시해 차별화한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랭킹 1위는 짧은 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박인비가 우승하고 리디아 고가 공동 2위 이하의 성적을 내면 박인비가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한다”며 “박인비가 2~4위로 대회를 마쳐도 리디아 고의 결과에 따라 다시 세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박인비는 현재 통산 상금 997만여달러로 이번 대회에서 3만여달러를 확보하면 LPGA투어 사상 아홉 번째로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선수가 된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현재 1252만7577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대회에서 ‘톱7’에 들면 3만달러를 넘어선다.

◆백규정, 김세영 3언더파 선전

지난주 미 LPGA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세영(22·미래에셋)과 백규정(20·CJ오쇼핑)은 나란히 3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공동 9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백규정은 개막전에서 80타와 74타를 기록해 합계 10오버파 154타로 최하위로 커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김세영도 합계 8오버파(79-73타)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주 공동 2위로 선전했던 장하나(23·비씨카드)는 7번홀까지 1언더파를 기록, 세계 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공동 34위를 달리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