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 춘제 앞두고 '홍바오 전쟁'
오는 18일 시작되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인터넷 업계의 두 거인 알리바바(사진 왼쪽)와 텐센트가 ‘훙바오(紅包·붉은 봉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독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에선 세뱃돈이나 결혼식 축의금을 줄 때도 붉은색 종이봉투에 넣어 주는 관습이 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훙바오다.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는 지난달 26일 훙바오 기능을 선보였다. 가입자가 알리페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세뱃돈을 줄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세뱃돈을 받은 사람은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알리페이는 또 지난 2일부터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와 손잡고 연예인이 웨이보 가입자들에게 총 10억위안에 달하는 훙바오를 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을 이용한 훙바오는 작년 춘제 때 텐센트가 온라인 결제 플랫폼 ‘텐페이’를 활용, 자사 모바일 메신저 위챗 가입자를 대상으로 처음 시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를 두고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진주만 공습을 당했다”며 원통해했다.

텐센트는 올해 위챗뿐 아니라 또 다른 메신저 ‘큐큐(QQ)’에도 훙바오 기능을 추가했다. 텐센트 역시 조만간 총 30억위안을 들여 QQ메신저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예인 훙바오 지급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텐센트는 또 3일부터 위챗에 입점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알리페이의 훙바오로는 결제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이 같은 훙바오 전쟁은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분석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지난해 택시 호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각각 내놓고 온라인 결제 플랫폼 가입자 확대 경쟁을 펼쳤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