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株 펀드, 코스닥 체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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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이고 '바이오·IoT·핀테크' 집중 매수
두둑하고…실탄 2조 육박…5년새 3.8배
기관의 힘 단기 테마 휩쓸리지 않아 '안정'
외국인·개인 매물 담아…기업 실적이 최대 변수
두둑하고…실탄 2조 육박…5년새 3.8배
기관의 힘 단기 테마 휩쓸리지 않아 '안정'
외국인·개인 매물 담아…기업 실적이 최대 변수
코스닥시장이 뜨겁다. 지난 5일 코스닥지수가 600고지를 넘어선 데 이어 6일에도 강세를 보였다.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등 신(新)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업종의 종목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 ‘삼두마차’의 상승 배경엔 중소형주 펀드가 자리 잡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좌지우지하던 시장에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닥시장이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0년까지만 해도 5000억원 미만이던 중소형주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1조8170억원으로 4년 새 3.8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아직 체질 개선을 말하긴 이르지만 “중소형주 펀드의 돌풍이 코스닥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33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중 1955억원이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 연기금 주머니에서 나왔다. 개인투자자가 이 기간 사들인 주식이 더 많긴 하다. 그러나 단타 매매가 많아 순매수 규모는 3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침체에 지친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강태신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는 분석이다. 기관은 이날 500억원 이상을 투입, 외국인과 개인의 차익 매물을 거둬들였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00선 고지를 넘어선 코스닥지수는 이날도 0.55% 오른 604.13에 장을 마쳤다.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11.26%로 2.08% 상승에 그친 코스피지수를 압도하고 있다.
기관들 '박스피' 대신 코스닥으로
중소형주펀드들의 덩치가 커졌다는 점도 코스닥지수가 껑충 뛴 요인으로 꼽힌다.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골프존, 파라다이스, 컴투스 등은 펀드의 중장기 투자와 개인투자자들의 추종 매수에 힘입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발돋움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는 “기존 대기업들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중소형주들이 늘면서 코스닥도 장기 투자를 할 만한 시장이 됐다”며 “일시적인 테마나 정책에 주가가 휘둘리는 일도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들이 국제유가 급락,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감,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기술주가 대안 투자처로 급부상했다”며 “해외 악재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 코스닥 중소형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도 코스닥 관련주의 주가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의 단기 급등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달 말 공개되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밑돌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보다 10%가량 늘어나 2조9000억원 선에 이른 코스닥 신용잔액도 골칫거리다. 신용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단기 차익을 노린 잠재매물로 하락장에서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1996년 개장한 코스닥은 지난 20년간 심한 부침을 겪었던 시장이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이 전성기였다. 그해 3월 지수를 현재 지수로 환산하면 2800선에 달했다.
하지만 그해 마지막 거래일 지수는 528.8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이후 주도주 없이 테마를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녹색성장주’ ‘4대강 테마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해 10월엔 코스닥지수가 261.1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이후 단 한 차례도 지수 600선을 넘기지 못했다.
송형석/안상미 기자 click@hankyung.com
2010년까지만 해도 5000억원 미만이던 중소형주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1조8170억원으로 4년 새 3.8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아직 체질 개선을 말하긴 이르지만 “중소형주 펀드의 돌풍이 코스닥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33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중 1955억원이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 연기금 주머니에서 나왔다. 개인투자자가 이 기간 사들인 주식이 더 많긴 하다. 그러나 단타 매매가 많아 순매수 규모는 3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침체에 지친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강태신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는 분석이다. 기관은 이날 500억원 이상을 투입, 외국인과 개인의 차익 매물을 거둬들였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00선 고지를 넘어선 코스닥지수는 이날도 0.55% 오른 604.13에 장을 마쳤다.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11.26%로 2.08% 상승에 그친 코스피지수를 압도하고 있다.
기관들 '박스피' 대신 코스닥으로
중소형주펀드들의 덩치가 커졌다는 점도 코스닥지수가 껑충 뛴 요인으로 꼽힌다.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골프존, 파라다이스, 컴투스 등은 펀드의 중장기 투자와 개인투자자들의 추종 매수에 힘입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발돋움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는 “기존 대기업들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중소형주들이 늘면서 코스닥도 장기 투자를 할 만한 시장이 됐다”며 “일시적인 테마나 정책에 주가가 휘둘리는 일도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들이 국제유가 급락,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감,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기술주가 대안 투자처로 급부상했다”며 “해외 악재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 코스닥 중소형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도 코스닥 관련주의 주가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의 단기 급등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달 말 공개되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밑돌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보다 10%가량 늘어나 2조9000억원 선에 이른 코스닥 신용잔액도 골칫거리다. 신용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단기 차익을 노린 잠재매물로 하락장에서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1996년 개장한 코스닥은 지난 20년간 심한 부침을 겪었던 시장이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이 전성기였다. 그해 3월 지수를 현재 지수로 환산하면 2800선에 달했다.
하지만 그해 마지막 거래일 지수는 528.8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이후 주도주 없이 테마를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녹색성장주’ ‘4대강 테마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해 10월엔 코스닥지수가 261.1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이후 단 한 차례도 지수 600선을 넘기지 못했다.
송형석/안상미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