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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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低)유가와 저금리, 엔화약세가 상시화된 신(新)3저 시대다. 유가는 작년 11월 말 이후 최근까지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고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엔저는 자동차와 철강, 정보기술(IT) 등 국내 대형 수출주의 라이벌인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신3저 요인은 박스권 장세의 견고한 틀을 흔드는 주역으로 꼽히고도 있다. 실제 지난주 증시는 작년 말 이후 급락하던 유가가 시시각각 반등과 재하락을 거듭하면서 증시 흐름이 연일 180도 바뀌곤 했다. 유가 수혜주와 피해주의 희비가 엇갈린 영향이 컸다. 한국 증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외국인도 3대 변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매일매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신3저가 만들어낸 세계 경제 환경은 한국 경제에 녹록하지 않은 도전 과제”라고 평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와 금리, 엔화 환율이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긍정·부정 효과를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시장 판도 변화의 흐름을 읽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금리 기조는 이론적으로는 내수 촉진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한국에선 가계부채 상승을 부추겨 오히려 소비자가 주머니를 더욱 움켜쥐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식이다. 저유가도 기업과 가계의 비용절감 효과 및 경상수지 흑자 확대라는 긍정요인과 정유·화학·조선 등 저유가 피해 업종의 충격이란 부정요인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

신3저의 영향을 덜 타거나, 신3저에 따른 수혜가 뚜렷한 종목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같은 기업은 저유가·저금리로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기업 투자가 증가하는 수혜를 볼 수 있다”며 “원재료값 인하의 기회를 이용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전략을 제시한 한국타이어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와우넷 전문가 시각도 비슷하다. 송관종 대표는 “유류 사용량이 많고 저금리 수혜를 볼 수 있게 부채가 많은 편에 속하며 일본과 경쟁강도가 낮은 종목을 찾아야 한다”며 “항공·운송업종이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거들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