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본 부자동네 임대료…전세 18억원·월세 2천만원
오는 17일 경매되는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전용 196㎡에는 전세보증금 18억원을 낸 세입자가 살고 있다. 그동안 법원 경매로 나온 주택 물건 중에서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이 가장 높다. 서울 강북 아파트(중위가격 3억6000만원) 다섯 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같은 날 경매되는 서울 한남동 단독주택(전용 461㎡)에는 호주 대사관 직원이 월세 750만원에 살고 있다. 주인이 연간 받는 월세는 모두 9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부장급 연봉에 해당한다.

희소가치가 높은 서울 고급주택의 전·월세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월세가 가장 비싸게 형성된 곳은 주한 외국 대사관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용산구 한남·이태원동 일대다. 2013년 말 낙찰된 이태원동 102의 1 단독주택의 월세는 2000만원에 달했다. 당시 이 집은 주한 아랍에미리트 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1년치 월세(2억4000만원)를 한꺼번에 내는 속칭 깔세 행태로 이 집을 임차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태원·한남동 일대엔 월세가 1000만~2000만원에 달하는 고급 단독주택이 즐비하다. 고급빌라의 월세도 500만~1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대상 임대는 깔세라는 이름으로 1~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한 달치 월세만 보증금으로 받고 매월 월세를 수령하는 순수 월세 방식도 늘고 있다.

전세보증금이 높은 곳은 삼성동 아이파크, 도곡동 타워팰리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등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다.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95㎡의 경우 최고 19억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 타워팰리스 대형평형의 전세가격은 15억원 전후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주로 사업체 대표나 고액자산가의 자녀들이 고가 전세를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