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신도시 조성 3년차를 맞은 충남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에 상공회의소 설립을 둘러싸고 지역 업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해당 지역 경제인들이 새로운 상의 설립에 나섰지만 기존 관할 상의인 대전상의와 충남북부상의가 분할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충청남도와 해당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내포신도시 지역인 홍성 예산을 비롯해 인근인 보령 서천 청양지역 130개 업체는 지난해 4월 내포상공회의소 설립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지난달 29일 충청남도에 내포상공회의소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내포상의추진위 A업체 대표는 “원산지증명서 등 서류 하나를 떼려면 자동차로 1시간30분 이상 걸려 대전상의까지 가야 해 불편하다”며 “이젠 충청남도청이 들어선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상의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공회의소법에는 신규 상의 설립은 회원사가 속해 있는 기존 상의에서 분할을 승인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내포상의추진위는 대전상의와 충남북부상의에 관할구역 분리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대전상의와 충남북부상의는 회원사들이 빠져나가면 상의 위상이 위축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전상의 소속 B업체 대표는 “회원사가 감소하면 대전상의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내포상의추진위 측은 “내달 열리는 두 상의의 회장 선거 과정에서 분할에 반대하는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분할 방법을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엽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제지리학적으로 분석해 관할을 논의하지 않고 기존 관할 상의가 분리를 승인해야 한다는 규정에는 모순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거리와 산업체 군집 등의 데이터를 따져 분할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