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19세기 체코의 유리 공예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9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19세기 체코의 유리 공예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체코는 올해 한국과 수교 25주년을 맞았다. 프라하를 비롯해 아름다운 관광 명소를 가진 체코는 보헤미아 지방에서 고품질의 유리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보헤미아에서 생산한 다양한 유리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체코국립박물관, 프라하장식미술관과 공동 개최로 10일부터 열리는 특별전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다.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 들어서면 색색의 유리 공예품이 관객을 맞이한다. 1부 ‘유리 제작의 기원과 중세’에선 체코 지역에서 선사시대부터 유리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체코는 경제·문화가 발달하면서 유리 제작이 급속히 증가했다. 성당과 일반 건물의 건축이 늘면서 색유리창인 스테인드글라스도 같이 제작됐다. 전시실 한쪽에 배치된 스테인드글라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못 박힌 십자가 아래 깊은 슬픔에 잠긴 성모 마리아와 성 요한을 경건하게 표현했다.

18세기 중반에는 작고 우아한 형태의 그릇에 풍속화나 건축 문양이 장식된 유리 공예품을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불투명한 우윳빛 유리에 에나멜을 채색했는데 이는 동양과 유럽의 도자기를 모방하려는 의도였다. 19세기부턴 유리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시도가 이뤄진다. 녹색, 청색, 적색 등 화려한 색의 공예품이 보석처럼 빛나고 두 장의 유리를 겹쳐 만든 제품도 볼 수 있다.

20세기 들어 유리는 단순한 공예품이나 장식품을 넘어 예술품 자체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다. 유리 생산에 조형 예술가가 참여해 몇몇 예술가들은 유리 디자인을 하거나 공장에서 직접 유리를 만들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색을 한 번에 넣거나 조형미를 강조한 현대 유리 미술품은 철이나 나무와는 다른 느낌을 물씬 풍긴다. 전시는 4월26일까지며 관람은 무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