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HEV) 대공세가 시작됐다.’

현대·기아차가 오는 3월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출시하는 데 이어 4분기에 준중형 HEV 전용모델과 K5 HEV 등 하이브리드카를 연달아 내놓기로 하면서 신차 시장에 미칠 영향을 놓고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 상반기까지 HEV 7종, PHEV 2종, 전기차 1종 등 모두 10종의 친환경차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소형 전기차 레이부터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EV까지 거의 모든 라인업에 친환경차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대·기아차 차종 가운데 친환경차 라인업(국내 기준)을 갖춘 비율은 현재 19.4%(36개 차종 중 7개 차종)에서 내년 상반기 36.8%(38개 차종 가운데 14개)로 수직 상승한다.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의 36.6%(22개 차종 중 8개)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대공세'…내년까지 10개 모델 투입
○하이브리드카로 도요타 넘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중대형 SUV HEV를 개발 중이다. 가솔린 엔진의 사륜구동 모델이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에서 2L와 2.2L 디젤엔진에 각각 이륜과 사륜구동시스템을 적용한 네 가지 모델의 중대형 SUV 싼타페를 판매하고 있다.

새로 선보이는 SUV HEV는 앞바퀴는 엔진이,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동력을 담당한다. 출발과 저속 구간에서는 모터가, 고속 구간에선 모터와 엔진이 함께 구동하는 등 운전 환경에 따라 동력 배분을 조절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으로만 구동하는 기존 사륜구동 모델에 비해 동력 배분 축이 빠지기 때문에 가벼워지고 실내 공간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오는 3월 미국 시카고모터쇼에 이 같은 동력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쏘울 HEV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중대형 SUV 양산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올해 말에는 현대차가 HEV 전용 준중형 신차를 내놓는다. 1997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대를 넘어선 도요타의 프리우스에 대항하는 차종이다. 디자인 등 설계 단계부터 연비와 친환경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기아차의 HEV 전용 모델은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내년 2분기에는 현대차가 첫 전기차인 아반떼 EV를 내놓는다. 현재 전기차는 기아차만 2종(쏘울·레이)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2분기에 K5 PHEV를 출시할 계획이다.

○K5·제네시스 디젤도 올해 선보여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평균연비 25% 향상, 22종의 친환경차 확보 등의 비전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최근 저유가로 친환경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연비·친환경 기술에서 완성차업체의 경쟁력이 판가름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언제 상승세로 돌아설지 알 수 없는 만큼 모든 차종에서 미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친환경 기술 등 담당인력 3251명을 포함해 연구개발(R&D) 인력을 2020년까지 총 7345명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지난해 224만대에서 2020년 636만대로 세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2년 3만7578대에서 2013년 2만8807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3만6029대로 회복했다.

현대·기아차는 디젤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2분기 풀 체인지(완전 변경) 신차가 나오는 K5는 디젤 모델도 함께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분기에는 K7 디젤도 나올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