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 '제조업 유턴' 언제 시작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취재수첩] 한국 '제조업 유턴' 언제 시작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502/02.8741145.1.jpg)
지난달 말 멕시코시티에서 만난 에두아르도 솔리스 멕시코자동차협회(AMIA) 회장은 “작년에 6개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멕시코에 대한 신규 투자규모만 총 100억달러에 이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멕시코를 더 이상 미국의 하청기지로 보면 안된다”며 “이제는 미국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고 했다.
미국에서 새 자동차 공장이 설립된 것은 2011년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폭스바겐 공장이 마지막이다. 북미 자동차산업의 허브가 과거 디트로이트에서 앨라배마-조지아-테네시주로 이어지는 미 남부지역의 이른바 ‘자동차 벨트’로 움직인 다음 이제 다시 멕시코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멕시코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북미 자동차산업 고용의 27%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40%대로 높아졌다. 미국의 4분의 1 수준인 인건비, 평균 연령 26세의 젊은 노동력, 공장 부지 무상제공과 법인세 5~10년 면제 등 미국 주정부 뺨칠 정도의 과감한 인센티브….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앨라배마주의 자동차 부품회사 관계자는 “미 자동차노조연합(UAE)이 남부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려고 시도하자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미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에 이어 멕시코까지 미국의 제조업과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몇 년 전부터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은 해외공장 유턴 기업에 이전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세금혜택, 연구개발(R&D)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 결과 제너럴일렉트릭(GE) 월풀 포드 3M 등 200여개 기업이 유턴하기 시작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 기업의 리쇼어링으로 2020년까지 약 100만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 기업들의 본격적인 유턴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호소만 할 게 아니라 공장을 지어도 돈을 벌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