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2라운드…"주주권 행사" vs "명백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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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2대주주 녹십자
이사·감사 선임권 요구
내달 주총서 충돌 예상
이사·감사 선임권 요구
내달 주총서 충돌 예상

이에 대해 일동제약 대주주인 윤원영 회장과 윤웅섭 사장 측은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도발”이라며 반발했다.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양측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녹십자는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사장이 지난 1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서울대 식품학과를 나와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허 사장은 “해외 유수의 제약사들은 M&A를 통해 성장한 역사가 있다”며 M&A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허 사장과 윤 사장은 서울 영동고 선후배 사이다.
녹십자의 이사 선임 요구에 대해 일동제약이 법률전문가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것은 녹십자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녹십자 측은 “적대적 M&A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일동제약 지분 10%를 갖고 있는 피델리티펀드의 행보가 이번에도 관심이다. 피델리티펀드는 지난해 1월 녹십자 편을 들어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부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뿐만 아니라 향후 적대적 M&A를 둘러싼 녹십자와 일동제약 대주주 측의 표 대결에서도 피델리티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