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 증권사 비중 50% 돌파
증권사들이 판매한 공모펀드 비중이 9년 만에 전체 펀드의 절반을 넘어섰다.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위주의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자산관리 쪽에 공을 들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공모펀드 판매 잔액은 작년 말 기준 93조872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판매 잔액(181조6719억원)의 51.67%를 차지했다. 증권사 펀드 비중이 50%를 돌파한 것은 2005년 말(53.82%)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 다음으로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곳은 은행(41.70%), 보험사(3.23%), 저축은행 등 기타 판매사(3.40%) 순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작년 펀드 판매액은 전년 대비 16.4% 급증한 수치다. 이에 반해 은행권 잔액은 전년보다 0.06% 늘어나는 데 그쳤고 보험사 판매액은 2.8% 감소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증권사 비중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증권사들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작년부터 자산관리 및 투자은행(IB) 부문에 영업력을 집중해 왔다는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주식 거래가 활력을 잃었기 때문에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을 계속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펀드 중심 자산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은 이달 초 웰스매니지먼트(WM) 영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