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제 활성화 안되면 증세해도 모래성"…정치권에 날 선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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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증세론'에 쐐기…수석비서관회의서 작심 비판
링거주사 등 빗대 '경제 살리기가 먼저' 강조
"국민 부담 최소화하며 복지 공고화 중요"
'증세 없는 복지' 정책기조 변함 없다 재확인
링거주사 등 빗대 '경제 살리기가 먼저' 강조
"국민 부담 최소화하며 복지 공고화 중요"
'증세 없는 복지' 정책기조 변함 없다 재확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직전에 열린 티타임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새해 들어 참모들과 소통을 늘린다는 취지에서 가졌던 티타임이다. 보통 오전 10시 정각에 맞춰 회의장에 들어섰지만 이날은 4분 늦게 도착했다. 표정도 어두웠다.
박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200자 원고지 31장 분량의 발언을 쉼없이 쏟아냈다. 발언의 절반은 국회를 향한 것이었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복지와 증세 논쟁을 언급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증세를 공론화하자는 정치권을 향해선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물었고,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증세론에 쐐기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복지와 증세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증세 불가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며 지금 당장은 경기를 살려 가계와 기업 소득을 늘리고, 세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도록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이 이런 경제 활성화 노력 없이 증세에 나서려는 것을 ‘모래성’과 ‘링거주사’에 빗대어 비판했다. “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의 투자 의지가 없고, 국민들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렇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 마는 그런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게 되는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 하면, 그것이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이것이 항상 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라고도 했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 변화 없어
박 대통령은 현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확보 노력을 설명하면서 지난 대선 때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부담을 더 주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했느냐, 이것을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걸로 인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복지도 더 잘해보자는 그런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 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 모두발언 끝부분에 “국회에서 이런 논의는 항상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뤄져야 하고,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함께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 출석해 복지 및 증세 논의와 관련, “국회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정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발언과 비슷한 것으로 당정 일각에서 포착되고 있는 조심스런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증세냐, 복지 축소냐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야당이 요구하는 법인세 인상을 들어주고 복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빅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박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200자 원고지 31장 분량의 발언을 쉼없이 쏟아냈다. 발언의 절반은 국회를 향한 것이었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복지와 증세 논쟁을 언급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증세를 공론화하자는 정치권을 향해선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물었고,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증세론에 쐐기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복지와 증세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증세 불가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며 지금 당장은 경기를 살려 가계와 기업 소득을 늘리고, 세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도록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이 이런 경제 활성화 노력 없이 증세에 나서려는 것을 ‘모래성’과 ‘링거주사’에 빗대어 비판했다. “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의 투자 의지가 없고, 국민들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렇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 마는 그런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게 되는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 하면, 그것이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이것이 항상 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라고도 했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 변화 없어
박 대통령은 현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확보 노력을 설명하면서 지난 대선 때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부담을 더 주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했느냐, 이것을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걸로 인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복지도 더 잘해보자는 그런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 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 모두발언 끝부분에 “국회에서 이런 논의는 항상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뤄져야 하고,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함께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 출석해 복지 및 증세 논의와 관련, “국회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정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발언과 비슷한 것으로 당정 일각에서 포착되고 있는 조심스런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증세냐, 복지 축소냐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야당이 요구하는 법인세 인상을 들어주고 복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빅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