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투자 테마는 유동성(liquidity)과 레버리지(leverage), 그리고 현금 창출 능력(cash flow)이다. 시중자금이 집중되는 곳을 찾아야 한다. 금리 상승에 따라 차입 부담이 커질 텐데, 여기에서 자유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 요즘 같은 디플레이션 환경에서는 꾸준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하는 게 유리하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 역시 낮은 레버리지와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하고, 유동성이 집중되는 자산과 지역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국내 ETF 시장에 유입된 자금을 추적해보면 투자자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1조2000억원가량이 불어났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레버리지 투자를 선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단기채권형 ETF에도 3300억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주식시장의 정체 현상이 거듭되면서 단기 유동성이 해당 ETF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경기방어주와 저변동성 ETF도 지난해 자산 규모를 많이 불린 상품이다. 배당투자가 화두로 부상한 덕분에 배당형 ETF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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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테마 중심 발빠르게 움직여야

올해도 기업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샌드위치에 비유되는 한국 경제 상황과 디플레이션 압박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투자 대상을 좁히고 테마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다.

우선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의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 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IT업체들이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어서다. 축적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등에 적극적인 자동차 관련 ETF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기업지배구조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투자의 주제다. 그룹주 ETF 또는 지주회사 중심의 ETF들이 중심이다.

배당투자 역시 2015년에도 유효한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배당주 또는 저변동성 ETF는 빼놓지 말고 담아야 할 필수 투자 상품이다. 중소형주 또는 코스닥 ETF는 오랜만에 전기를 맞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하고 자산 규모도 미미하지만 올해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가 높다. 관련 ETF들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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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TF로는 중국·원자재 유망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한 해외 주식 상위 15개 종목(거래대금 기준)에 ETF가 10개나 포함됐다. 후강퉁(상하이와 홍콩거래소의 연계 거래) 시행 전후로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주식 ETF에 대한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미국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도 관심이 컸다. 미국 ETF의 경우 지수 등락률 대비 3배의 수익 또는 손실을 내는 구조다.

올해 해외 ETF에 대한 접근은 ‘3C’로 요약된다. 중국(China), 원자재(Commodity), 그리고 선진시장의 소비(Consumer)에 집중된 투자전략이다.

후강퉁의 거래 가능 증권으로 채권과 ETF가 올 상반기 중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홍콩에 상장된 ETF에만 만족해야 했던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ETF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정적으로 중국시장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ETF는 매우 적절한 투자상품이다.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비해 변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CSI300이나 SSE50과 같은 대형주 ETF와 함께 업종별 ETF가 다수 상장돼 있다. 경기 상황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국내에도 중국 관련 ETF가 상장돼 있다. 해외에서 찾기 어려운 레버리지 ETF도 거래할 수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이 3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는 원자재 ETF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때다. 지난해 말부터 원유 ETF에 대한 자금 투입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상품에도 집중되고 있다.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인 공급 초과 상태가 일부 해소될 경우 유가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가 반등은 여타 원자재 시장에도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시장의 변화를 예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다만 연초부터 나타난 원자재 ETF으로의 자금 유입은 유의미한 변화로 받아들일 만하다.

선진국 소비재 ETF 비중 확대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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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선진국 회복과 신흥국의 부진이라는 차별화 양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선진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 구글이나 스타벅스와 같이 글로벌 브랜드를 갖춘 선진시장의 대표기업 중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소비 트렌드로 수혜가 예상되는 소비재 산업이 유망하다. 헬스케어, 바이오산업까지 망라해 광의의 소비시장까지 고려하면서 투자 대상을 물색해야 한다.

해외 ETF에 투자할 때는 외환 관련 비용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투자 대상 ETF의 통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 때문에 ETF의 투자수익을 온전히 얻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투자한 ETF가 3개월간 15% 올랐는데 해당국 통화가 원화보다 5% 절하(가치 하락)됐다면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실제 수익은 10%에 그치는 것이다.

반대로 해당국 통화가 원화보다 10% 절상(가치상승)됐다면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실제 수익은 ETF 성과 15%와 환차익 10%를 합쳐 25%에 달한다. 올해 달러화 강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점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 ETF에도 주목해야 한다.

전균 <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gyun.jun@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