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래드 템플턴 교수 "무인차 경쟁, 한국만 손 놓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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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무인차 개발팀 자문
브래드 템플턴 교수는 2011년부터 구글 무인차 개발팀에 자문을 제공한 전문가다. 현재 실리콘밸리 나사(NASA) 리서치 파크에 있는 싱귤래리티대에 재직 중이다. 그는 자율 주행차가 초기에는 신기술에 열광하는 젊은층이 아니라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더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14일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 무인차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자동차 업체는.
독일 업체들이 가장 앞서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톱 2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그 뒤를 따른다. 미국 기업과 닛산·도요타 같은 일본 업체도 열심이다. 중국 기업들도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 업체를 뺀 거의 모든 기업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 다른 업계도 무인차에 관심을 갖는데
무인차 개발의 선두 주자는 의문의 여지없이 구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같은 자동차 업체들은 그 뒤를 추격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몇몇 프로젝트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부품 업체들이 주도한다. 독일 보쉬가 대표적이다. 델파이와 발레오, 콘티넨탈 등 대형 부품 업체들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다. 일부 분야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을 앞지른다.
- 무인차 기술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쟁 포인트가 될까.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뛰어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갖춘 차를 판다. 페달을 세팅하면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으로 운행한다. 슈퍼 크루즈 컨트롤은 핸들에서 손을 떼도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한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운전 중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긴장을 늦추고 쉴 수 있지만 여전히 핸들을 잡아야 한다. 이런 기능들이 얼마나 소비자의 차 선택을 좌우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글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것은 운전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모델이다. 100% 무인차다. 자동차 기업들은 이런 제품을 파는 걸 두려워한다. 구글의 대규모 투자로 자동차 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 구글의 의도는 뭔가.
많은 자동차 회사가 구글이 무인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회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최근 구글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무인차를 만들기 위해 콘티넨탈 등 6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글은 많은 것을 만들고 있다. 그 모든 걸 자동차를 매개로 통합하고 싶어 한다. 지도도 중요한 포인트다. 무인차는 현재 구글맵이나 애플맵을 기반으로 움직일 수 없다. 좀 더 실제에 가까운 3D 맵이 필요하다. 세계에 대한 완전히 다른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지도는 무인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구글과 자동차 업계는 무인차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 같다.
자동차 회사들은 무인차를 자동차와 컴퓨터의 결합으로 생각한다. 구글은 이를 컴퓨터와 자동차의 결합으로 본다. 결과는 같지만 관점이 다르다. 자동차 회사들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파는가’에 더 초점을 맞춘다. 현재 자동차를 조금씩 개선해 가끔 핸들에서 손을 떼도 되고 스스로 주차하고 고속도로를 자율 주행하는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고 싶어 한다. 반면 구글이나 대학 연구소들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이 뭔가’에서 출발한다.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핸드폰을 꺼내 호출해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우버 같은 택시 서비스지만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은 형태다.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에서 출발해 개선하는 반면 이들은 컴퓨터화된 운송수단이라는 비전에서 출발한다.
- 구글이 지난해 저속 2인승 무인차 시제품을 공개했다. 저속 2인승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에서 소형 전기 저속차는 많은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큰 차를 만들면 수백 개 기관이 부과하는 규칙을 다 따라야 한다. 충돌 실험도 하고 엄격한 안전기준도 지켜야한다. 시속 40km미만 저속 전기차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이 속도를 벗어나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사이드 미러와 방향 표시등도 달아야한다. 저속 소형 전기차는 어려가지 실험과 테스트에 유리하다. 이를 통해 충분히 경험을 쌓은 후에 크고 빠른 차를 만들면 된다.
- 무인차가 주로 전기차인 이유는.
전기차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매우 쉽다. 이미 컴퓨터로 통제되기 때문이다. 모터가 엔진을 대체하고 트랜스미션도 없다. 앞뒤 움직임과 방향 전환이 모두 컴퓨터로 통제된다. 문제는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는 2시간 이상 운행이 어렵다. 택시처럼 하루 종일 태우는 일은 못한다. 하지만 미래엔 운행거리가 훨씬 개선될 것이다. 전기차 엔진이 긴장이 작아 변형이 쉽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인차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다. 일단 만들면 판매는 걱정할 필요 없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한다.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코닥이 무너진 것처럼 뒤처진 곳은 사라질 수 있다. 한국도 무인차를 만들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 자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관건은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100% 안정성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어야만 그걸 팔 수 있다. 자율 주행차는 일반적인 운전자보다 훨씬 뛰어나다. 운전 중 한눈을 팔지 않고 졸음운전도 하지 않으며 쉽게 흥분하지도 않는다.
- 노년층을 주요 소비자로 예상하는 이유는.
운전이 쉽지 않은 노인층에게 이동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구에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대부분이 교외에 나가 살고 있다. 교외 지역엔 대중교통이 별로 없다. 무인차의 얼리어답터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몸이 불편해 운전에 제약을 받는 수백만 명의 장애인도 혜택을 볼 수 있다.
-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은.
운전자 없는 우버 서비스를 상상해 보라. 우버는 모든 걸 판다. 운송수단과 연료까지. 그러면서 자동차 딜러를 대체하고 보험회사와 정비숍을 대체했다. 차량 구입에 돈을 비려주는 은행도 대체한다. 하나의 서비스가 이 모든 수많은 회사를 대체했다. 세계적으로 교통수단과 관련된 생태계의 총 가치는 대략 7조 달러다. 이 엄청난 시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무인차는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다. 운전자 없는 우버와 같다. 택시는 운영비 60%가 운전자 경비다. 무인차는 저렴한 우버 서비스인 셈이다. 매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차가 나를 태우러 오는 것이다. 오늘은 소형차가 오고 내일은 가족을 위한 미니밴, 모래는 스키 여행을 위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온다. 무인차는 도시의 모습도 바꿔 놓을 것이다. 현재 도시는 20세기에 자동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교통수단의 의미와 규칙이 바뀌면 도시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다.
모펫필드(미국)=장승규 한경비즈니스 기자 skjang@hankyung.com
독일 업체들이 가장 앞서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톱 2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그 뒤를 따른다. 미국 기업과 닛산·도요타 같은 일본 업체도 열심이다. 중국 기업들도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 업체를 뺀 거의 모든 기업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 다른 업계도 무인차에 관심을 갖는데
무인차 개발의 선두 주자는 의문의 여지없이 구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같은 자동차 업체들은 그 뒤를 추격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몇몇 프로젝트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부품 업체들이 주도한다. 독일 보쉬가 대표적이다. 델파이와 발레오, 콘티넨탈 등 대형 부품 업체들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다. 일부 분야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을 앞지른다.
- 무인차 기술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쟁 포인트가 될까.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뛰어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갖춘 차를 판다. 페달을 세팅하면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으로 운행한다. 슈퍼 크루즈 컨트롤은 핸들에서 손을 떼도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한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운전 중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긴장을 늦추고 쉴 수 있지만 여전히 핸들을 잡아야 한다. 이런 기능들이 얼마나 소비자의 차 선택을 좌우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글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것은 운전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모델이다. 100% 무인차다. 자동차 기업들은 이런 제품을 파는 걸 두려워한다. 구글의 대규모 투자로 자동차 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 구글의 의도는 뭔가.
많은 자동차 회사가 구글이 무인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회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최근 구글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무인차를 만들기 위해 콘티넨탈 등 6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글은 많은 것을 만들고 있다. 그 모든 걸 자동차를 매개로 통합하고 싶어 한다. 지도도 중요한 포인트다. 무인차는 현재 구글맵이나 애플맵을 기반으로 움직일 수 없다. 좀 더 실제에 가까운 3D 맵이 필요하다. 세계에 대한 완전히 다른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지도는 무인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구글과 자동차 업계는 무인차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 같다.
자동차 회사들은 무인차를 자동차와 컴퓨터의 결합으로 생각한다. 구글은 이를 컴퓨터와 자동차의 결합으로 본다. 결과는 같지만 관점이 다르다. 자동차 회사들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파는가’에 더 초점을 맞춘다. 현재 자동차를 조금씩 개선해 가끔 핸들에서 손을 떼도 되고 스스로 주차하고 고속도로를 자율 주행하는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고 싶어 한다. 반면 구글이나 대학 연구소들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이 뭔가’에서 출발한다.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핸드폰을 꺼내 호출해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우버 같은 택시 서비스지만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은 형태다.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에서 출발해 개선하는 반면 이들은 컴퓨터화된 운송수단이라는 비전에서 출발한다.
- 구글이 지난해 저속 2인승 무인차 시제품을 공개했다. 저속 2인승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에서 소형 전기 저속차는 많은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큰 차를 만들면 수백 개 기관이 부과하는 규칙을 다 따라야 한다. 충돌 실험도 하고 엄격한 안전기준도 지켜야한다. 시속 40km미만 저속 전기차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이 속도를 벗어나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사이드 미러와 방향 표시등도 달아야한다. 저속 소형 전기차는 어려가지 실험과 테스트에 유리하다. 이를 통해 충분히 경험을 쌓은 후에 크고 빠른 차를 만들면 된다.
- 무인차가 주로 전기차인 이유는.
전기차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매우 쉽다. 이미 컴퓨터로 통제되기 때문이다. 모터가 엔진을 대체하고 트랜스미션도 없다. 앞뒤 움직임과 방향 전환이 모두 컴퓨터로 통제된다. 문제는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는 2시간 이상 운행이 어렵다. 택시처럼 하루 종일 태우는 일은 못한다. 하지만 미래엔 운행거리가 훨씬 개선될 것이다. 전기차 엔진이 긴장이 작아 변형이 쉽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인차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다. 일단 만들면 판매는 걱정할 필요 없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한다.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코닥이 무너진 것처럼 뒤처진 곳은 사라질 수 있다. 한국도 무인차를 만들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 자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관건은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100% 안정성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어야만 그걸 팔 수 있다. 자율 주행차는 일반적인 운전자보다 훨씬 뛰어나다. 운전 중 한눈을 팔지 않고 졸음운전도 하지 않으며 쉽게 흥분하지도 않는다.
- 노년층을 주요 소비자로 예상하는 이유는.
운전이 쉽지 않은 노인층에게 이동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구에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대부분이 교외에 나가 살고 있다. 교외 지역엔 대중교통이 별로 없다. 무인차의 얼리어답터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몸이 불편해 운전에 제약을 받는 수백만 명의 장애인도 혜택을 볼 수 있다.
-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은.
운전자 없는 우버 서비스를 상상해 보라. 우버는 모든 걸 판다. 운송수단과 연료까지. 그러면서 자동차 딜러를 대체하고 보험회사와 정비숍을 대체했다. 차량 구입에 돈을 비려주는 은행도 대체한다. 하나의 서비스가 이 모든 수많은 회사를 대체했다. 세계적으로 교통수단과 관련된 생태계의 총 가치는 대략 7조 달러다. 이 엄청난 시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무인차는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다. 운전자 없는 우버와 같다. 택시는 운영비 60%가 운전자 경비다. 무인차는 저렴한 우버 서비스인 셈이다. 매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차가 나를 태우러 오는 것이다. 오늘은 소형차가 오고 내일은 가족을 위한 미니밴, 모래는 스키 여행을 위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온다. 무인차는 도시의 모습도 바꿔 놓을 것이다. 현재 도시는 20세기에 자동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교통수단의 의미와 규칙이 바뀌면 도시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다.
모펫필드(미국)=장승규 한경비즈니스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