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무보조 아줌마, 설계 엔지니어로 컴백
“2년 전 사무보조, 설계 엔지니어로 돌아왔습니다.”

창원에 있는 기계설계전문 강소기업에 다니는 고금녀 씨(42·사진)는 이 회사에 두 번 입사했다. 2012년에는 사무보조로, 지난해 11월 재입사 때는 설계 엔지니어로 채용됐다. 2년여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결혼 후 육아와 단기 직장생활을 반복하던 고씨는 2012년 아이엔테크에서 사무보조로 근무하던 중 설계전문가들을 보면서 전문기술이 있으면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2013년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문을 두드렸다.

‘컴퓨터응용기계설계과 13학번 고금녀.’ 합격통지서를 받아든 고씨의 인생은 그날부터 달라졌다. 대학 생활은 기대 이상이었다. 설계에 필요한 3차원(3D) 인벤터, 카티아(CATIA) 등 하고 싶은 공부를 실컷 했고, 재학 중 한국산업응용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세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 주부의 장점을 살려 김치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곰팡이 발생 억제 팩’을 수업 과제로 제출, 지난해 9월 특허까지 출원했다. 고씨는 13일 폴리텍 창원캠퍼스에서 졸업장을 받는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