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얼마 전 한 오픈마켓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서 햄 선물세트 5개를 구입해 지인들에게 보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갈 여유가 없어 선물을 어떻게 사야 할지 고민이었지만 모바일 앱을 이용하니 점심식사 후 잠시 짬을 내는 것으로 충분했다. 앱에는 받는 사람의 휴대폰 번호만 알면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 기능도 있어 주소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됐다.
설 선물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간 유통업계에서 명절 선물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쇼핑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설 선물마저 모바일로 구입하는 ‘엄지족’이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5~10일 설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모바일을 통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65.1% 급증했다. 설 선물세트 전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모바일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모바일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0%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 전체 매출이 8.9% 증가한 것에 비해 모바일 매출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설 관련 매출에서도 모바일 비중이 커졌다. 11번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설 선물 기획전에서 판매한 상품 중 모바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쿠팡은 설 선물 매출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했다.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과 통조림 등 가공식품 외에 과일, 고기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도 모바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11번가에서는 고기·축산물 선물세트의 모바일 매출이 작년 설보다 167% 급증했다. 과일 선물세트의 모바일 매출도 60% 늘었다.
50~60대도 설 선물을 모바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G마켓이 지난 4~10일 설 선물로 많이 팔리는 가공·즉석식품의 모바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50~60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했다.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물건을 살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보다 할인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모바일 구매의 장점이다.
롯데마트는 모바일로 선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매장 가격보다 5%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을 준다. 11번가는 오는 15일까지 식용유, 햄 등 선물세트 35종을 최대 48% 할인 판매한다. 심석 11번가 모바일사업그룹장은 “할인 쿠폰 지급, 무료 데이터 제공 등 모바일 쇼핑 이용자를 위한 혜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설 연휴에도 엄지족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옥션은 오는 22일까지 리조트 이용권, 외식업체 할인권 등의 e쿠폰을 3000원어치 이상 구매하는 사람에게 최대 10% 할인권을 준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여부를 모든 식품에 표기하도록 하는 'GMO 완전표시제'가 다시 발의되면서 9일 식품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GMO 완전표시제가 GMO 식품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부추기고, 식품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GMO 식품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의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식품에 GMO 식품임을 입증하는 표시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유전자변형 DNA 또는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는 식품만 이를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GMO를 원재료로 이용했다면 이를 모두 표시하도록 한다. 13년간 논의해온 해묵은 논란이다. GMO 식품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와 식품업계 반발 등에 부딪혀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단계적 도입안'을 내놓은 게 과거 법안과 다른점이다. 간장, 대두유, 물엿 등 주요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GMO 표시를 하도록 했다. 식풉업계는 GMO 식품에 대한 우려는 음모론에 가깝다고 반발한다. 2016년에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107명이 GMO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점 등이 주요 반박 근거다. 관련 제품 가격 인상만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바이오경제학회 시나리오 연구에 따르면 식용유지류 생산비는 최대 6.9%, 장류 생산비는 7.3%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올리브유 등의 사용량은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식용류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업계는
한국 배터리업계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 CATL은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이른바 ‘8·9·6 근무제도’(오전 8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고강도 노동을 상징하는 ‘9·9·6 근무제’를 능가한다. 과로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비판도 있지만, CATL을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으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란 평가도 동시에 받는다.한국 배터리업계가 2차전지 R&D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도체처럼 배터리업계도 경쟁국과 같이 R&D 근무 제한을 줄여야 무한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국회는 반도체 분야 화이트 이그젬션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여야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주 40시간 제도에 예외를 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시행하고 있다. 연봉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 이상 받는 사무직 근로자가 대상이다. 초과근무시간 수당(시간당 임금의 1.5배) 없이 추후 업무 성과를 토대로 급여를 지급한다. 적용 대상에는 연구직뿐 아니라 관리직과 행정직도 포함된다. 중국은 주 52시간제 같은 법적 제한이 없다. 첨단 산업 분야는 주당 72시간을 일하는 996제도가 정착됐다.배터리업계에선 한국도 연구직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급변하는 배터리업계에선 스피드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CATL 핵심 연구진은 필요에 따라 주당 70~80시간을 일하는데, 한국만 손발이 묶여선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출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CATL과
‘-8416억원 vs 4043억원.’지난해 4분기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영업적자와 일본 파나소닉의 영업이익을 비교한 수치다. 확장에 ‘올인’한 한국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과 함께 기록적인 적자를 낸 반면 일본 파나소닉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공격적 시설 확장 계획을 내놓은 한국 업체들이 수년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22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온은 4분기에 3594억원, 삼성SDI는 2567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동시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의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1조1270억원에 달했다.반면 일본 1위 파나소닉은 지난해 4분기 4043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외에는 고객군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으며 내실화를 다진 전략이 전기차 캐즘 시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이 수요 부진으로 시설 확장 계획을 미루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요즘 뜨고 있는 ESS 분야에서도 한국과 일본 기업이 차이를 보였다. 미국에선 태양광 발전 설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여기서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파나소닉은 ESS 시장에 일찌감치 힘을 준 끝에 ESS 매출 비중을 35%까지 늘렸다. 10%대 안팎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보다 높다. SK온의 ESS 실적은 미미하다.중국 CATL도 지난해 4분기 3조원대 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