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표페인트' 건설화학의 도전…"2020년 매출 1조"
제비표 페인트로 잘 알려진 페인트 제조업체 건설화학공업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삼성물산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공격 경영에 나섰다.

11일 건설화학공업에 따르면 추교인 신임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1조원 달성’을 위해 임직원에게 해외시장 개척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 확대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추 사장은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인사팀장, 미주총괄, 그린에너지 본부장 등을 지냈다.

건설화학공업은 우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올해 러시아, 베트남 등에 법인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시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또 경쟁 업체인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등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도 역량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친환경 페인트 제품을 내놓고,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제비표페인트' 건설화학의 도전…"2020년 매출 1조"
건설화학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993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10.26%였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 등으로 원가가 절감돼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최근 몇 년간 부채비율도 30%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화학공업의 국내 페인트 시장 점유율은 12% 정도로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에 이어 4위다.

건설화학공업의 모태는 해방 직후인 1945년 황학구 초대 회장이 부산에서 연 ‘남선도료상회’라는 페인트 가게다. ‘문화연필’을 인수하기도 했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으로 크게 성장했다. 현재 케이피아이(유리섬유), 강남건영(건설), 강남화성(페놀수지)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후 창업자의 둘째 아들인 황성호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했다. 황 회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직원을 한 사람도 줄이지 않은 일화로 유명하다. 3년 전 황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뜬 뒤 두 아들 중운씨와 중호씨가 건설화학과 계열사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