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인사 조치로 갈 곳이 없어 ‘눈물의 퇴임식’을 마친 금융감독원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 길이 다시 열릴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취업 심사가 필요 없는 공공기관 위주로 금감원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을 우선 허용해 줄 방침”이라고 11일 말했다.

금감원은 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캠코), 금융연수원 등으로 재취업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인원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로 내정됐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기관에도 취업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기를 봐 가며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금도 현역 시절 업무와 연관성이 없으면 재취업을 위해 인사혁신처 산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관피아’ 논란 탓에 재취업 길이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감원 퇴직 임원들은 최근 4년간 한 건의 심사도 신청하지 않았다. 특히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자 금감원은 퇴직자의 취업심사 신청을 자체적으로 막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는 취업 제한 대상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연초 물러난 4명을 포함해 최근 1년여 동안 퇴직한 임원 9명 중 재취업한 사람은 사실상 없다. 지난달 16일 임기(3년)를 채우지 못하고 물갈이된 임원 4명의 퇴임식이 열린 금감원 1층 로비가 눈물바다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각각 이달 말과 다음달에 취업제한 기간(2년)이 끝난다.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민간기업으로도 갈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된다는 의미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