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창교 100년 맞은 남궁성 교정원장 "여성교무 결혼 허용 등 대대적 개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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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으로 치자면 지난 100년은 유년기였고 이제 성장기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교조이신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제시한 교법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교시로서 훌륭했던 데다 대종사와 초기 제자들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무아봉공(無我奉公·나를 없애고 공익을 위해 성심성의를 다함)의 희생정신이 100년을 이끌어온 힘이죠.”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65·사진)은 11일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원불교 창교 100년을 맞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원불교는 소태산이 1916년(원기1년) 4월28일 20여년의 구도 고행 끝에 ‘만유가 한 체성(體性)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은 뒤 창교했다. 현재 신도 수는 1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집계하고 있다.
“새로운 100년을 앞두고 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준하는 개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불교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회 산하에 교헌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불교의 제도 전반을 시대 상황에 맞게 개편하려고 추진 중이에요.”
‘하얀 저고리, 검정 치마’로 상징되는 원불교의 여성 출가자인 정녀(貞女)의 결혼 허용 문제도 이 특위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있다. 원불교 성직자인 교무 가운데 남자는 결혼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나 여자는 출가 때 독신을 서원한다.
남궁 원장은 “지금 분위기로는 여성 교무의 결혼 허용을 주장하는 분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숫자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법사의 권한, 수위단원 선출 방식 등도 특위가 다루는 현안이다. 현재 수위단원 35명 중 8명이 재가(일반 신도)인데 그 숫자를 늘려 시대적 환경을 교단 운영에 더 많이 반영하자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 흑석동의 원불교 서울사무소 자리에 연면적 1만9800㎡, 지하 4~5층, 지상 12층 규모의 ‘소태산기념관’(가칭)을 2017년 말까지 지어 원불교 교화의 서울시대를 열 예정입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로 원불교가 뻗어나가는 전진기지가 될 겁니다.”
소태산 정신의 현재 의미를 묻자 남궁 원장은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기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당시의 메시지를 보다 큰 목소리로 현대 세계에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죄를 짓거나 잘못을 하고도 이를 감추거나 피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잘잘못에 대한 결과가 반드시 있다는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이치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도 원불교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65·사진)은 11일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원불교 창교 100년을 맞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원불교는 소태산이 1916년(원기1년) 4월28일 20여년의 구도 고행 끝에 ‘만유가 한 체성(體性)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은 뒤 창교했다. 현재 신도 수는 1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집계하고 있다.
“새로운 100년을 앞두고 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준하는 개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불교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회 산하에 교헌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불교의 제도 전반을 시대 상황에 맞게 개편하려고 추진 중이에요.”
‘하얀 저고리, 검정 치마’로 상징되는 원불교의 여성 출가자인 정녀(貞女)의 결혼 허용 문제도 이 특위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있다. 원불교 성직자인 교무 가운데 남자는 결혼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나 여자는 출가 때 독신을 서원한다.
남궁 원장은 “지금 분위기로는 여성 교무의 결혼 허용을 주장하는 분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숫자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법사의 권한, 수위단원 선출 방식 등도 특위가 다루는 현안이다. 현재 수위단원 35명 중 8명이 재가(일반 신도)인데 그 숫자를 늘려 시대적 환경을 교단 운영에 더 많이 반영하자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 흑석동의 원불교 서울사무소 자리에 연면적 1만9800㎡, 지하 4~5층, 지상 12층 규모의 ‘소태산기념관’(가칭)을 2017년 말까지 지어 원불교 교화의 서울시대를 열 예정입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로 원불교가 뻗어나가는 전진기지가 될 겁니다.”
소태산 정신의 현재 의미를 묻자 남궁 원장은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기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당시의 메시지를 보다 큰 목소리로 현대 세계에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죄를 짓거나 잘못을 하고도 이를 감추거나 피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잘잘못에 대한 결과가 반드시 있다는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이치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도 원불교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