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임박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의 수출 환경과 주요국 통화정책상의 변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현행 2.0% 수준인 기준금리를 2월에도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현재 한은은 가계부채와 지난해 금리 인하 효과 확인 등을 문제시하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한계가구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5가구 중 1가구는 가계부채 고위험군이고 8가구 중 1가구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가계부채 한계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금통위도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1월 금통위 본회의에서는 "가계부채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금융안정 차원의 억제 방안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리보다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발언한 점도 2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완화시켰다.

주요 외신과 인터뷰를 가진 최 부총리는 "지난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두 번에 걸쳐 2%로 낮아졌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경제를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이슈는 금리 조정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상 최저 수준인 2%대 금리에 대한 부담과 지난달에 비해 국내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금리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한은이 2월 금리를 동결하고 3월에는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경제 활동 둔화와 민간 심리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유가 하락과 물가상승률 둔화로 인해 한은이 제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 1.9%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점도 우려했다. 저물가 기조와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는 것도 한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성욱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수출 환경과 주요국 통화정책상의 변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아시아국가의 통화평가 절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고 수출 부문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 한은이 마냥 손놓고 있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