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할 때는 공의 뒤에서 클럽으로 보내고 싶은 방향을 가리킨 뒤 공의 30㎝ 앞부분을 기억해 둔다. 필드에선 심리적으로 위축될 때가 많다. 백스윙이 작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자신 있게 클럽을 휘두르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티샷할 때는 공의 뒤에서 클럽으로 보내고 싶은 방향을 가리킨 뒤 공의 30㎝ 앞부분을 기억해 둔다. 필드에선 심리적으로 위축될 때가 많다. 백스윙이 작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자신 있게 클럽을 휘두르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처음 필드에 나가는 날이다. 두 달간의 특별훈련, 이날을 위해 신나송 프로의 독설과 지긋지긋한 똑딱이도 참아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바다코스에 도착했다. 쌀쌀한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지만 답답한 연습장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상쾌했다. 골프는 ‘자연과 함께하는 스포츠’라고 한다. 골프의 매력을 새삼스럽게 느낀 순간이었다.

◆슬라이스 난다면 오른쪽에 티업

설렘도 잠시, 티박스에 서니 공포가 밀려왔다. 연습장에선 많은 공이 있고 스윙이 매번 스코어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공을 잘 치면 되지’라며 편안하게 했다.

하지만 필드에 나오니 모든 게 달랐다. ‘스윙을 하면 자동으로 공이 나오지 않는다’ ‘한번에 잘 쳐야 한다’ 등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양쪽으로 워터해저드와 벙커까지 눈에 들어오니 좀처럼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그때 신 프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가 말이야. 못 치더라도 자신 있게 쳐야지!”

처음 티샷을 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해 백스윙이나 스윙이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비거리가 줄고 형편없는 샷을 하게 된다. 신 프로는 “자신감을 갖고 의식적으로 백스윙을 좀 더 크게 해야 샷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압감을 덜어내려면 어드레스 자세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다. 등을 쭉 뻗고 어깨에 힘을 빼면 편안하게 스윙을 할 수 있다. 신 프로는 티샷을 하기 전 골프채를 거꾸로 잡고 스윙연습하는 것을 추천했다.

연습장과 필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리나 방향을 가늠할 만한 기준점이 없다는 것이다. 신 프로는 티를 꽂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라고 했다.

“티박스를 활용하면 자신의 구질을 보완할 수 있어요. 슬라이스 구질을 갖고 있다면 티박스의 오른쪽, 훅이 발생하는 골퍼들은 왼쪽에 티를 꽂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개의 티마커를 연결한 가상의 선을 넘어가면 안 돼요. 프로들은 이러면 벌타를 받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니 기억해두세요.”

◆디봇 생기도록 확실하게 내려쳐야

필드에선 방향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신 프로는 강조했다. “의외로 방향 설정을 간과하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습니다. 스윙 점검은 연습장에서 해야지 필드에서 하는 게 아니에요. 아무리 스윙을 잘 해도 엉뚱한 곳으로 샷을 보낸다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방향을 잡을 때는 클럽을 사용한다. 골프경기 중계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우선 볼 뒤에 서서 보내고 싶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 가상의 선에서 30㎝ 앞쯤에 색깔이 다른 잔디 등을 기억했다 클럽헤드를 수직이 되도록 맞추면 된다. 너무 멀리 있는 곳을 가리키면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슬라이스 구질을 갖고 있다면 약간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

첫 번째 드라이버샷은 운 좋게 잘 맞아서 멀리 뻗었다. 문제는 아이언샷. 필드는 연습장과 달리 굴곡지고 딱딱하다. 환경이 달라지자 또 스윙이 위축됐다. 이제야 왜 신 프로가 그토록 하체를 강조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체를 단단하게 잡지 않으면 이런 환경에서 안정된 샷을 구사할 수 없다. 평소 고무 튜브 위에서 샷을 연습하면 하체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이 불안하자 결국 페어웨이샷에서 토핑(공의 윗부분을 치는 것)이 발생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죠. 아이언으로 페어웨이샷을 할 때 공을 띄우려는 동작을 하면 안 돼요. 공을 퍼올리려고 하면 토핑이나 뒤땅이 발생합니다. 공을 띄우는 것은 클럽페이스의 로프트예요. 볼 뒤를 때리려 하지 말고 앞쪽 잔디를 본다는 느낌으로 치면 디봇자국이 만들어질 거예요. 확실하게 내려쳐야만 정확한 거리와 좋은 방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골프는 멘탈스포츠라고 하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필드에선 자신감이 중요해요.”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