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자(獨食者) 애플'…전 세계 휴대폰업체 수익의 93% 가져가
애플의 거침없는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34% 오른 124.88달러를 기록했다. 주가에 발행주식 수를 곱한 시가총액은 7273억달러(약 806조원)로 불어났다. 전날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칸은 이날 “애플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적정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비싼 216달러”라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애플이 부담해야 할 실질세율이 회사가 밝힌 26.2%가 아닌 20%며, 이에 따른 주당순이익과 주가수익률, 현금배당을 감안하면 주가가 지금보다 70%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2600억달러가 돼 한국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인 1조3035억달러와 맞먹는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회사에 필요로 하지 않는 현금은 주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라며 “애플은 현금을 쟁여두는 기업이 아니다”고 말해 추가배당 방침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지난해 4분기 동안 세계 휴대폰업체가 벌어들인 수익의 93%를 가져갔다며 애플의 독주 비결로 수익력을 꼽았다. 이 기간 애플은 대화면의 아이폰6를 앞세워 세계에서 74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80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대만의 폭스콘을 통한 중국 현지 생산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고, 수익의 90%를 해외에 두고 배당 등에 필요한 자금은 저리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등의 절세전략도 고수익에 한몫하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