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매매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에서 영업하는 58개 증권사들이 지난해 1조7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12일 발표했다. 2013년(2592억원)보다 557% 늘어난 수치로, 2011년(2조2126억원) 이후 3년 만의 최대치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1%로 전년보다 3.5%포인트 올랐다.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은 채권 관련 자기매매였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높아지면서 채권 관련 자기매매에서만 6조1584억원을 벌었다. 2013년(4조71억원)보다 53.7% 늘었다.

수탁 수수료 수익은 3조3598억원으로 전년보다 5.1%(1811억원) 감소했다. 주식 거래대금은 2013년보다 1.5% 늘었지만 증권사들이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벌인 탓에 수익 규모는 줄어들었다. 판매관리비는 인원 및 지점을 감축한 데 힘입어 전년보다 1.9%(1418억원) 줄었다. 46개사가 수익을 냈고, 12개사는 적자였다. 흑자를 가장 많이 낸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였다.

선물회사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7개 선물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68억원)에 비해 69.1% 감소했다.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선물회사에서 취급하는 헤지(위험회피) 및 옵션 상품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수탁수수료는 2013년 1175억원에서 작년 959억원으로 18.4% 감소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