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에 굽고 볶고 부치고…설음식 열량·지방 함량 높아
만성질환자들 과식 금물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기승…베란다에 음식 오래두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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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음식 과하면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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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를 들어보자. 설날 아침에 떡국(1인분), 갈비찜(2점), 생선전(2~3쪽), 호박전(3쪽), 빈대떡(2~3쪽), 잡채(3분의 1컵), 나물, 김치, 과일(2~3쪽), 식혜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열량이 대략 1200~1500㎉가 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날 아침에 먹는 1200~1500㎉의 열량은 하루 평균 섭취열량이 2000㎉ 내외임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동안 칼로리 섭취량이 평소보다 두 배(4000㎉)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떡만둣국 열량, 쌀밥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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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하면 떠오르는 담백한 떡국은 그 맛과는 대조적으로 열량이 높다. 보통 1인분 한 그릇(640g) 열량이 457㎉로 쌀밥의 1.5배다. 떡국에 만두가 들어가면 섭취 열량은 훨씬 높아진다. 만둣국은 1인분에 1507.8㎎(목표 섭취량 2000㎎의 75%)의 나트륨이 들어 있어 설명절 음식 중 가장 짜며 떡국 떡만둣국 잡채 돼지갈비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튀김이나 볶음류는 열량과 지방 함량이 높다. 새우튀김(3개) 301㎉, 잡채(200g) 296㎉, 완자전(5개) 140㎉로 몇 가지 튀김과 볶음 음식을 먹으면 금방 1000㎉를 훌쩍 넘기게 된다. 이에 반해 나물류와 과일류는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름진 음식 먹고 바로 눕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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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에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튀김이나 전류 등 기름기가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위식도 역류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평소 소화가 잘 안된다면 이런 음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소화불량 증세를 느끼는 경우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원인으로 생각되는 음식물 및 유발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음식이 준비됐더라도 처음부터 많은 음식을 상에 올려놓지 않도록 하고 식사할 때도 가족과 대화하면서 골고루 천천히 먹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나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으며 1시간 이내에는 운동을 피하도록 한다.
만성질환 있으면 채소 식단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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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명절을 맞아 당뇨나 고혈압 환자가 무턱대고 과식하게 될 경우 기존의 만성질환이 더욱 악화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체온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긴팔옷을 입고 달밤에 체조하는 것이 만성질환자의 명절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만큼 일몰 이후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설 음식 볕든 베란다 보관 안돼
겨울철이어서 전염성 식중독의 발생은 적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면 음식이 상할 수 있다. 더구나 올해 설 연휴는 예년에 비해 비교적 길어 자칫 방심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명절 연휴 음식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올겨울 유행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따뜻한 실내에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경우 상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염의 일반적인 증상은 음식물 섭취 후 72시간 내에 나타나는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이다. 증상이 경미한 장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치유되지만 탈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설명절 때 날씨가 춥다고 베란다에 조리음식을 보관하는 것도 좋지 않다.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을 경우 일단 한 끼 정도를 금식하는 것이 좋다”며 “따뜻한 보리차나 꿀물로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해 탈수를 막고 괜찮아지면 죽이나 미음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심기남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교수,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병준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