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이 열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7번홀. 거리는 106야드에 불과하지만 태평양에서 부는 바람으로 거리와 방향을 맞추기 어려운 데다 그린이 작고 벙커로 둘러싸여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미국 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이 열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7번홀. 거리는 106야드에 불과하지만 태평양에서 부는 바람으로 거리와 방향을 맞추기 어려운 데다 그린이 작고 벙커로 둘러싸여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미국 PGA투어에서 역사상 가장 긴 100야드.’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이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파3 7번홀을 일컫는 말이다. 이 홀은 전장이 고작 106야드다. 아마추어 골퍼도 피칭웨지나 9번 아이언, 장타자는 52도 웨지로 온그린을 할 수 있는 홀이다. 이렇게 짧은 거리의 홀이 PGA투어에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내로라하는 투어 프로들이 이 홀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건 더욱 뜻밖이다.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하기도

7번홀은 태평양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조성돼 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는 내리막이다. 그린이 바다와 맞닿아 있다 보니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아 페블비치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그니처 홀’로 통한다.

페블비치는 미국 100대 골프장 가운데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명문 골프장이다.

아름답지만 가장 악마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 경기를 하고 나면 대부분 고개를 떨군다. 바다를 향해 티샷을 하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 인해 거리와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 그린 오른쪽을 겨냥하고 쳤는데 그린 왼쪽으로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미국 PGA투어 13승 경력의 ‘베테랑’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언젠가 대회 도중 7번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06야드 홀서 간신히 파 기록

7번홀은 현재 PGA투어에서 가장 짧은 홀이다. OHL클래식이 열리는 멕시코 마야코바의 엘카멜레온GC 4번홀보다 10야드 더 짧다. 티잉그라운드에 따라 보통 94~106야드로 조성되지만 바람이 숫자의 의미를 없애버린다.

미국 PGA투어의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31년간 이 홀에서 선수들이 총 7139회의 티샷을 날렸으나 스코어 평균은 2.99타였다. 100야드 안팎의 홀에서 간신히 파를 기록했다는 말이다. 지난해 버디는 25개 나오는 데 그쳤고 보기 32개, 더블 보기 8개가 쏟아졌다. 10번째로 어려운 홀로 나타났다.

최소 10라운드 이상 기록을 집계한 결과 이 홀에서 가장 잘 친 선수는 아준 아트왈(인도)과 휴버트 그린(미국)으로 평균 스코어 2.5411타를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2.8111타, 필 미켈슨(미국) 2.8731타, 코스 설계가인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2.9122타를 기록했다.

최악의 스코어는 7타로 지금까지 마크 브룩스(미국) 등 7명이 기록했다. 홀인원은 여덟 차례 나왔다. 가장 최근엔 2010년 애덤 스콧(호주)이 3라운드에서 작성했다.

‘온그린’만 하면 버디 찬스

7번홀의 핸디캡은 18로 골프장에서 가장 쉬운 홀로 평가돼 있다. 페블비치골프장의 척 던바 헤드프로는 7번홀 공략법에 대해 “공을 그린에 올리는 데 최대한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7번홀 그린은 매우 좁아 온그린이 가장 어렵다”며 “하지만 그린에 공을 올리기만 하면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만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13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첫날 J B 홈스(미국)와 저스틴 힉스(미국)가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공동 선두를 달렸다. 홈스는 지난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연장전에서 제이슨 데이(호주)에게 역전패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