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광학교 특별한 졸업 선물…"삼성SDI덕에 앨범 생겼죠"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인 이영훈 씨(20·가명)의 초·중·고교 졸업앨범에는 모두 ‘삼성SDI’ 로고가 들어가 있다. 이씨가 다닌 경기 수원시 이목동의 장애인 특수학교인 수원서광학교 졸업앨범을 12년째 삼성SDI가 만들어주고 있어서다.

2014년 삼성SDI는 사업장 인근의 서광학교 졸업생들이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졸업앨범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연을 듣고 사회공헌 실천 차원에서 임직원의 성금을 모아 졸업앨범을 처음 선물했다.

13일 오전 열린 서광학교 초·중·고등부 졸업식에선 졸업생 32명이 삼성SDI 임직원들이 선물한 졸업앨범을 보며 즐거워했다. 이씨는 ‘여기 내 얼굴 있다’며 자신의 얼굴을 찾아보고는 활짝 웃었다. 그는 “삼성SDI 형과 누나들 덕분에 졸업앨범이 생겼다”며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삼성SDI는 이 졸업앨범이 회사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학생들의 졸업여행에도 함께 따라가 사진을 찍었고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비용은 삼성SDI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과 같은 액수를 회사가 추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마련했다. 2004년부터 12년간 7000만원의 기금을 모아 504명에게 졸업앨범을 선물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졸업생들이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이 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장애와 경제적 여건으로 힘든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