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399명 특별한 졸업식…"70평생 큰 보물, 첫 졸업장"
“시대의 아픔과 여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공부를 못 하고 언제나 배우지 못한 목마름의 갈증을 느끼며 살아온 평생이었습니다. 70평생에 이제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됩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내 인생에 ‘졸업장’이라는 큰 보물을 가슴에 안게 되었습니다.” (박연지 합동 졸업식 졸업생 대표·광명시평생학습원·72)

사회경제적 이유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채 한 많은 날들을 보낸 80대 어르신 등 만학도 399명이 초·중학교 학력을 인정받고 함께 배움의 기쁨을 나눈 순간이다.

경기교육청은 13일 경기과학고 과학영재연구센터 콘퍼런스홀에서 ‘초·중학교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합동 졸업식’을 열었다.

졸업자는 수원제일평생학교 등 23개 기관에서 초·중학교 학력인정 문해교육을 받은 학습자 399명이며 평균 연령은 68세다. 최고령자는 86세다. 연령대별로 80대 21명, 70대 166명, 60대 140명, 50대 69명, 40대 미만 3명이다. 문해교육은 평생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초·중학교 이수과정으로 초교는 1~3단계 240시간을, 중학교는 45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수원제일평생학교와 의정부노성 야간학교에선 학습자 39명이 최초로 중학교 학력인정을 받았다. 졸업식은 1·3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졸업장을 받고, 수원 매향중학교 합창단은 화음으로 축하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참석해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졸업식장 지하 1층 갤러리에서는 학습자들의 시와 그림 등 작품 70점이 전시됐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