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 환매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다른 글로벌채권펀드보다 저조한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실현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하이일드 시장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투기등급 채권 가격이 급락한 것도 영향을 줬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50개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에서 1739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6개월 동안 빠져나간 자금만 1조432억원에 이른다. 현재 설정액(2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투자의 위험도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등급 채권을 담는 글로벌채권이나 상승 흐름을 보이는 글로벌주식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업종 비중이 높은 미국 하이일드채권 가격이 급락해 전반적으로 글로벌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글로벌하이일드펀드는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투기등급채권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2.47%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글로벌채권펀드(5.46%)는 물론 해외채권형펀드 평균 성과(3.84%)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저가 매수성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나 하이일드 금리가 높아진 만큼 부도위험이 커진 상태”라며 “이를 감수할 만큼 하이일드채권에서 매력적인 수익을 낼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